조선시대에 좀비가 나온다니까 굉장히 신선한 소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일단 예매했다.
이전까지 이런 영화가 없었고, 배우 캐스팅 또한 괜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재는 굉장히 좋았으나, 잘 살려
내지 못한 느낌이다. 영화 내내 클리셰가 많았고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이야기가 잘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클리셰 : 영화, 노래, 소설 등의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나 이야기의 흐름 등을 뜻한다. 약간 활용한다면 익숙한 내용으로 친근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과도한 사용은 자칫 작품을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가 된다.
솔직하게 영화 전반의 궁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냥저냥 재미있게 보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지나친 설정은 점점 몰입감을 떨어뜨렸다. 영화에서는 좀비와 흡사한 괴물들을 야귀라고 부른다.
야귀들은 밤이 되면 뱀파이어처럼 햇빛에 몸이 타버려서 햇빛이 들지 않는 곳으로 숨어있다가 밤이 되거나 어두워지면 나타나서 활동한다. 그리고 인격이 없어지고, 사람을 보면 미친 듯이 달려들어 물어 뜯는다. 야귀에게 물린 사람 또한 야귀가 된다.
서양 유럽 국가의 배로 추정되는 배에 조선군이 올라탔을 때 여러 마리의 쥐가 활동하다가 사람이 지나갈 때 빠르게 흩어지면서 숨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나중에 밤에 야귀들이 거리를 활보하다가 햇빛이 들면 빠르게 폐가나 어디 구멍 속으로 숨는 장면을 암시한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선군들은 짐을 옮기다가 한 남자가 야귀에게 물리는 것을 목격하고 물린 그는 제물포에 도착했을 때 이미 이성 잃고 야귀가 되어 가족을 죽이고 밖으로 뛰쳐나가 사람들을 미친 듯이물기 시작한다.
이 장면을 시작으로 조선은 점점 야귀화가 돼가는데, 나라의 왕은 야귀가 돼가는 백성들을 버리고 제물포에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진입로를 봉쇄한다. 이 장면은 이전 정권에 메르스 사태를 연상시키는 대사들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 후반 부가서는 촛불집회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나온다. 이런 설정과 장면들을 어색하지 않고 과하지 않게 녹아들면 꽤 괜찮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올 수 있겠지만, 영화 '왕이 된 남자 광해'와 같은 백성을 향한 왕의 사랑으로 감정 호소를 해볼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중간중간 몰입을 떨어뜨리는 장면도 많고 억지로 감동해줘라고 호소하는 듯한 느낌 때문에 너무 반감만 들었다.
가장 아쉬웠던것은 장동건 캐릭터가 악역이 되는 과정을 간략한 서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생겼다. 악역이지만 어떠한 사건 때문에 신념이 생기고 내가 꼭 왕이 되어서 나라를 바꿔야만 한다는 그러한 신념만 심어줬어도 더욱더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표현됐을것 같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재미없긴 했으나, 영화 본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굉장히 신선한 소재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소재의 영화들이 많이 나오면 점점 퀄리티가 높아지고 긍정적인 효과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5년 전만 해도 한국의 BTS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물론 영화는 산업자본도 중요해서 대중가요 하고 다를 수도 있지만 영화산업 쪽에 방탄소년단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할리우드에서 BTS 만큼 인정받는 배우나 감독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최대 장점은 조선시대의 검과 좀비를 퇴치하는 액션 하나는 정말 잘 만들었다. 그리고 액션신이 꽤 많이 나온다. 다수의 좀비와 현빈 혼자 싸우는 액션신은 마치 게임을 연상시켰다. 조선시대의 좀비와 싸우는 활극 액션을 보고 싶다면 그럭저럭 볼 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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