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나인'과 '인형왕후의 남자'를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저 두 드라마를 창작한
송재정 작가의 작품이다. 나는 나인은 못봤지만 인현왕후의 남자는 아내와 같이 재미있게 봐서 같이 보게되었
다. 내가 상상했던것 보다 더 재미있었다. 취향에 따라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은 재미없을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게임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수 있을정도로 잘만든 드라마다. 게임으로 남심을 로맨스로 여심을 둘다 잡으려고
한 흔적들이 드라마에 많이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에 없던 장르물이 탄생한것 같아서 좋았다.
이제 한국도 미국 드라마 처럼 다양하고 참신한 드라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우리 부부는 마침내 한국에도 독특한 장르물이 나오는구나 탄성을 지르면서 봤다.
◆ 간략한 등장인물 소개
유진우 ( IT 투자회사 [제이원 홀딩스]의 대표. 공학박사 )
박사 시절에 자취방에서 친구들과 첫 회사를 만들고 단 10년 만에 업계 최대 투자사의 대표가 되었다.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혁신하겠다는 비전은 희미해지고 몇 년 전부터 인생의 목표가 오로지 차형석을 이기는 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스페인 출장 중에 차형석을 밟아버리기에 충분한 어마어마한 가치의 AR 게임을 개발한 익명의 프로그래머의 연락을 받고, 흥분해 한걸음에 그라나다로 향한다.
정희주 ( 스페인 그라나다의 [보니따 호스텔] 주인 )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그라나다에 유학 왔으나 갑작스런 부모님의 사망으로 졸지에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었다. 기타에 대한 미련은 남아 공방에서 기타 제작을 배우며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 자신만의 기타 공방을 여는 것이 희주의 꿈이 되었다. 기약도 없던 막연한 그 꿈이 진우의 갑작스런 등장과 함께 갑자기 마법처럼 이루어진다.
정세주 ( 희주의 남동생. 프로그래머 )
8살에 낯선 스페인 땅에 와서 적응에 실패하고 부모님을 잇달아 잃으면서 세주는 일찌감치 마음의 문을 닫고 게임에 빠지기 시작했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길게 의사소통을 하는데 장애가 있다. 새 노트북을 갖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상점 유리를 깨고 노트북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힌 적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팔아 가족들에게 엄청난 돈을 안겨주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줄은 아무도 몰랐다. 혼자 해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수준의 AR 게임을 개발하지만 많은 의문만을 남긴 채 그라나다행 기차 안에서 실종되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1년동안 드라마 두세편 정도 보는것 같다. 보통 TV는 알쓸신잡, 차이나는 클라스 같은 교양프로그램을
많이보는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1회부터 확 사로잡아서 계속 보게 되었다. 드라마의 시작은
AR게임을 개발한 프로그래머 정세주(Exo찬열)가 그라나다행 기차를 타고 가던중 실종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장면은 심상치가 않다. 분명 후반부에 작용할 복선을 깔아둔것 같다.
기차에서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가 창 밖에 비가 내리며 번개가 치는것을 보고 세주는 깜짝놀라
일어난다. 그때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음악이 흐른다. 세주는 열차에 복도로 나가려고 일어난다.
그 다음 장면은 바로 총성이 울리면서 사방대로 피가 튄다. 세주가 죽은지 다른사람이 죽은지 알수 없게끔
다음장면으로 넘어갔다. 이 장면을 잘 기억해두면 나중에 4회에서 뇌리를 스치면서 1회에 이 장면이 떠오른다.
이 장면이 드라마에 중심 내용인듯 하다.
제이원 홀딩스 대표 유진우(현빈)는 AR게임기를 사기위해 그라나다에 왔다. 프로그래머 정세주와 보니따호스텔
에서 만나 계약하기로 약속한다. 유진우는 정세주와 약속 때문에 엘레베이터도 없고 화장실의 물도 잘 내려가지
않는 보니따호스텔에서 묶게된다.
보니따호스텔 주인 정희주(박신혜)와 유진우의 티격태격 로맨스가 시작을 알리는듯한 느낌의 분위기가 흐르고...
그런 분위기도 잠시 부자인 유진우가 묶기에는 너무 허름한 숙소였다.
그는 AR게임을 테스트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게임하는 장면이 나오는대 굉장히 실감나게 잘살렸다.
한때 게임을 광적으로 하던 나조차 흥분되게 만들었다. 마치 게임장면을 보는듯한 CG효과를 넣었다.
이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를 봐야할 이유가 생겼는데 이 드라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깔아두는 복선은 나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결말이 아직 예측은 안되지만 아마도 메세지는
굉장히 발달한 기술로 인간이 겪을수 있는 부작용을 말하고 싶은것 같았다. 점점 가상공간이 발달하면서
현실과 가상공간이 구분 안가는 부작용... 1화에서는 유진우가 AR기술을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결정하기 위해
게임 테스트를 하다가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빠져들고, 어느새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속에서는 그라나다에 있는 '바' 화장실에 가서 장치를 당기면 검이 나온다. 그 검을 들고 적을 처치하면
레벨업을 할수 있다. 그러나 유진우는 수차례 죽기를 반복한다. 어두컴컴했던 하늘은 어느새 밝아지고
아침이 된다. 결국 유진우는 아침이 되서야 클리어 한다.
결국 밤을 세우고 게임을 클리어 한다. 이런 경험은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경험한다. 자신도 모르게
게임에 빠져들때 이런 경험을 한다. 시작은 AR기술을 구매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본래의 목적
을 잊어버리고 게임에 열중한 유진우는 이 기술은 무조건 사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보니따 호스텔로 돌아가는데...
우리의 삶을 잘 들여다 보면 현실공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가상공간에 오래 머무르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도 몰입해서 보게되면 몸은 현실공간에 있다고 해도 뇌는 이미 가상공간에 들어가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볼때에도 컴퓨터에 앉아서 인터넷에서 업무를 보게되면 몸은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뇌는 이미 온라인에 접속되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몸은 의자에 앉아 있지만
뇌는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요즘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상공간에 활용하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아마도 가상공간이 극으로 발달 했을때 현실과 가상공간이 점점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것을 지적하는 방향으로 스토리가 흘러갈것이다. 지금 현시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화두인것 같아서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마지막회까지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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