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대학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천체의 운동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현대 과학이 날씨 하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었다. 그는 이 의문에 접근하기 위해 가상 실험을 해보았다.
기상을 좌우하는 변수들을 컴퓨터에 입력한 다음 각 변수마다 초기조건의 값을 1/1000씩 다르게 입력해보았더니 결과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습도와 바람의 값을 조금씩 높이자,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개짓에 불과하던 바람이 미국 텍사스 주에 미칠 무렵에는 토네이도로 변한 것이다.
로렌츠는 실험결과를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나비 효과’라는 개념은 여기서 나왔다. 나비 효과는 처음에는 날씨와 같은 복잡계를 설명하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차츰 경제학, 사회학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움직이는 복잡한 사회 현상들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다.
한가지 사례로 1986년 클리블랜드시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헬륨 풍선 150만개를 준비하고 한번에 날리는 이벤트를 열었다. 엄청난 양의 풍선이 날리는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와 언론들이 모였다. 맑고 푸른하늘에 색색의 풍선이 어우러져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될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도시 위로 날아가는 풍선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바뀌고 말았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었고, 풍선들이 다시 도시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풍선이 한꺼번에 날아오자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려던 헬리콥터는 뜨지 못했다. 사람들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려 했지만 풍선이 물 위에 떨어져 머리와 구별이 잘 되지 않았다. 결국 물에 빠진 사람들은 사망했다. 날아온 풍선때문에 경마장의 말들 역시 놀라서 날뛰는 바람에 부상을 입었다.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려다가 수백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하고 행사를 계획한 주최 측은 거센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 클리블랜드 풍선 소동은 끝났지만 풍선으로 인한 나비효과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풍선이 터진 모습은 해파리와 비슷해서 거북이나 새가 먹이로 착각하고 먹다가 죽는 일이 많다. 해마다 바다로 밀려오는 풍선의 양은 굉장히 많다. 해양동물 말고도 육지 동물들도 풍선 끈에 목이 졸려 죽는 경우가 종종 목격된다. 풍선이 가져온 '나비효과'는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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