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기존의 철학책들과 달리 사고실험을 통해 '철학함'을 배우는 책입니다. 먼저 프롤로그에서 사고실험이 무엇인지 설명부터 하고 시작합니다. 사고실험의 예로 갈릴레이의 예를 듭니다. 물체의 낙하 속도는 그 물체의 질량에 비례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반박하기 위해서 피사의 사탑에서 자유낙하 실험을 했다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사실은 갈릴레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반박하기 위해 실제로 했던 실험은 사고실험입니다.
무거운 물체 하나와 가벼운 물체 하나를 끈으로 묶어서 높은 곳에서 떨어뜨립니다. 그럼 아래와 같이 두개의 결과가 나옵니다. 첫째, 가벼운 물체가 무거운 물체의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두 물체를 하나로 묶은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무거운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와 가벼운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중간이라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둘째,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하나로 묶였으므로 그 물체는 무거운 물체보다 훨씬 더 무겁고, 따라서 무거운 물체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순된 결과가 나오므로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물체의 질량과는 상관이 없다고 갈릴레이는 결론을 내립니다.
◆사고실험의 얼개와 하는 일
첫째,사고실험은 어떤 이론에 모순이나 불합리한 점이 있음을 지적해서 그 이론을 반박하기 위해 쓰입니다.
둘째,적극적으로 어떤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데카르트의 전지전능한 악마사고실험이 여기에 속합니다.
셋째, 특정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은 애저녁에 없는 사고실험도 있습니다. 이런 사고 실험들은 그 대신에 가상의 상황을 그리는 스토리 텔링으로 부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가사으이 상황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에 어떤 철학적인 이론이 전제되어 있음이 드러나게 되고 모호했던 생각들이 분명해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사고실험은 쓸모가 있는가?
사고실험을 반대하는 철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런 가상의 상황을 상상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상상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을 그렇게 평가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그 상황에 대해 그런 평가가 내려진다고 하더라도 그런 결론이 따라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사고실험이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한 반론을 합니다. 첫 번째 반론은 철학자들은 사고실험을 만들면서 가상의 상황을 상상할 때 가능성을 굉장히 넓은 의미로 씁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상상하는 경우부터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상상하는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 자연 법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그 일은 '법칙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다음과 같은 일들이 법칙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훈이에게 노트북이 생겼다.
-봉이가 대통령이 되었다.
-송이가 중동의 부호와 결혼했다.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뉴욕에서 점심을 먹고 파리에서 저녁을 먹는다.
위와 같은 일들은 얼마든지 상상할수 있고, 실제로 일어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겠지만 절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다음은 자연법칙에 어긋나지만 상상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
-내가 63빌딩 꼭대기에서 맨몸으로 떨어졌는데 죽지 않는다.
-모래알에서 싹이 튼다.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로 변한다.
-돼지가 하늘을 난다.
위와 같은 일들은 실제로 일어나기 힘든 일을 표현하기 위해 관형적으로 쓰이지만 해가 서쪽에서 뜨고 돼지가 하늘을 나는 상상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법칙적으로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상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이 책에서는 '논리적 가능성'이라고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상상하려고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보겠습니다.
-송이는 처녀인데 남자다.
-저기 보이는 섬들은 5개이면서 6개다.
-아브라함이 이삭의 아버지이고 이삭은 야곱의 아버지인데 아브라함이 야곱의 아버지이다.
-나는 꿈에서 동그란 세모를 봤다.
위와 같은 문장은 서로 모순이 되기 때문에 상상도 할수 없고 일어날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이고 말합니다.
철학자들은 사고실험을 위해 가상의 상황을 상상할 때는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만 아니면 어떤 것이든 상상합니다. 요즘은 철학자들보다 이러한 사고실험을 더 많이 하는 이들이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소설가 등 SF장르를 다루는 사람들인 듯 합니다. 특히 매트릭스나 블레이드 러너, 디스트릭트9, 공각기동대와 같은 작품들은 굉장히 철학적이면서 미래에 어떻게 될지 사고실험으로 예측한 작품들 같습니다.
이 책은 140여가지의 사고실험을 통해 철학자들의 이론을 배울뿐만 아니라 각 사고실험에서 더 깊게 생각해보면서 자신이 평소에 어떠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시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것은 아닌지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SF장르를 볼때 더 깊이감 있게 감상할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본 책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9476705
https://wonysworld.tistory.com/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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