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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인문학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

by 워니의서재 2019. 1. 13.

비트겐슈타인은 1918년, 오스트리아 제국이 패하여 이탈리아 전선에서 포로가 되기까지 전쟁터에서 보낸 5년동안, 그동안의 철학적 작업들을 정리하여 '논리철학논고'를 출간했다. 이 책은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주된 관심은 당시 철학의 중요 주제였던 '언어'다. 비트겐슈타인은 이 책에서 '그림이론(picture theory)'이라고 불리는 이론을 내세운다.

 

비트겐슈타인은 파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에 관한 재판 기사에서 영감을 얻었다. 재판에서는 모형 차와 인형 등이 사건 현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동원되었다. 그런데 그 모형들을 가지고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얻은 결론은 각각의 모형들이 실제의 차와 사람 등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이와 같다. 언어가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쓰이는 말들이 실제 사태들을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명제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는 가능한 사실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명제들로 각각의 사실들은 각각 일대일로 대응하고 있으며 똑같은 논리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언어는 세계를 그림처럼 그려 주고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가진다.

 

이런식으로 언어를 본다면, 지금까지 철학자들일 해 왔던 신, 자아, 도덕의 근거 등의 논의는 사실상 뜻 없는 말들에 불과하다. 이런 말들이 의미하고자 하는 대상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논의들은 되지도 않는 말을 끊임없이 내뱉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진정한 언어란 과학처럼 실제 세계를 설명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 자아 도덕 등의 문제는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문제들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언어가 실상을 그리는 '그림'인한,이것들은 말로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런 문제들은 언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삶을 통해 끊임없이 드러나는 '신비한 것' 들이지만 말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켜야 한다."이로써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문제를 언어로는 말할 수 없을뿐더러 논리로도 해결 할수 없는, 논의 자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정리해 버렸다.  이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작업은 오류나 왜곡 없이 세상을 완벽하게 그릴 수있는 언어를 만들려는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사상적 근거가 되었다.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국내도서
저자 : 안광복
출판 : 어크로스 2017.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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