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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소설

책 리뷰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

by 워니의서재 2018. 12. 19.


◆ 줄거리 요약


택시기사는 며칠째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막 도당 마을로 향하는 국도로 접어들때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는 도당마을에 무서운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무서운것이 있는

고향마을로 친구를 보러간다니 아내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차창을 닫고 백미러를 흘끔 본 남자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뒷좌석에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그것이 앉아 있었다. 이튿날 아침,

도동마을로 들러오는 국도변 갓길에서 문이 활짝 열린 빈택시가 발견 되었다. 



결국 아내의 불길함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또 다른 남자는 어디선가 날아온 BB탄에 맞았다.

그 BB탄 때문에 그는 회사에서 쫒겨났다. 그는 해외에서 15세이상 연령제한 장난감총을

12이세 이상으로 낮춰 판매하였다. 그러나 열두살 된 남자아이가 아홉살 동생에게 총을

발사해 한쪽 눈을 실명 시킨것이다. 전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회사는

서둘러 희생양을 찾았다. 그 남자는 모든죄를 덮어쓰고 회사를 퇴사했다. 회사에서 

쫒겨난 이는 소설의 주인공 '박태이'이다. 그리고 그와 가장 친한 친구 '종목'은 놀이가

다시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것'이 택시운전사인 '국수'를 찾아냈다고...



주인공 박태이는 두번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돌아가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15년전의 일을 후회했다. 15년전 놀이가 시작되고 연서가 사라졌을때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그는 당시에 열일곱살이었다. 그저 어른들이 어떻게 하겠지, 경찰이 알아서

수습해줄거라고 빋었다. 그러나 미결사건으로 남았다. 주인공 박태이는 학교다닐때 친구

'종목'의 집에서 자주 밥을 먹었다. 친구 어머니는 많이 먹으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했다. 혈연의 기운이라도 흘러나오는 것처럼 온몸에 온기가 돌았다. 가족이란 이런거지,

하는 막연한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주인공 박태이가 다시 도동 마을로 돌아오면서 15년전

했던 놀이는 끝이 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주인공 박태이는 15년전 놀이에 가담했던 사람들을 차례차례 만나면서 그들과

대화에서 놀이를 끝내는 방법 서로 찾아보기로 한다. 그러나 

빈 택시를 발견한 형사들은 사고의 흔적을 찾아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점점 관계망을 좁혀온다. 주인공 박태이는 '그것'의 추격도 피해야하고, 

형사들의 수사망도 따돌리면서 '그것'에게 얼굴을 내 놓지 않기위해

놀이를 끝내는 방법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 읽고 느낀점


공포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사회의 문제도 많이 다루고 있다.

회사의 잘못을 직원 한명이 책임지고 퇴사하는 장면에서 한국의 기업문화를

비판하고 있었고, 사회에서 고립된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묘사 하고있다.

소설에서 형사 두명이 서로 대화하는 장면에서 '놀이'를 수수께끼같다고,

계속해서 강조하며 말한다. 아마도 그렇게 까지 강조하는 것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이 '놀이'가 뭔지 맞혀봐?라고 수수께끼를 내는듯 했다.




'작가가 던진 수수께끼 놀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여서 악플달고 험담하면서

노는 것을 비유한듯 하다.  사회에서 고립된 이들은 보여줄것이 없다. 

소설에서는 얼굴이 없다고 표현한다. 그들은 함께 어울려 살지 못할 사회라면

차라리 부수길 원했을 것이다.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보면 사회적

고립에 처한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들과 어울리고 싶어했다가 나중에는 그 감정이

분노로 바뀌고 파괴하고 싶은 감정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놀이'는 '여왕'으로부터 시작된다. '머리 나무'가 먼저 소리를

내면 뒤따라서 다른 나무들도 소리를 낸다. 그리고 복수를 할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숨겨진 본성과 욕망이 보이는 부분이라고 표현한다.

여왕 = 언론,  소리 = 말(댓글), 머리나무 = 온라인 커뮤니티 선동가

언론(여왕)이 기사를 내면 선동가(머리나무)가 악의적인 댓글을 단다. 첫 댓글이 악플일때

두번째 세번째 댓글도 악플일 확률은 올라간다. 그러나 소설에서 8명만 모으면 된다고 한다.



일단 어느정도 양의 악플로 도배해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따로 악플을 달지 않아도

수 많은 악플이 달리고, 그 악플과 생각이 다른사람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로 논리적인 댓글을

달아도 놀이에 가담한 이들이 막무가내식 무논리 폄하하는 댓글로 응수해주면 어느새

뉴스기사의 댓글은 난장판이 되고 만다. 소설속 문장을 인용하면 '두 개의 발은 현실의 나'

'세 개의 발은 비현실의 나라고 할까.' 소설속에서 세 개의 발은 '그것'으로 묘사된다.

'그것'에게 얼굴을 빼앗긴다는 것은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던 내가 세상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면 나는 더이상 현실에 모습이 내가 아니게 된다. 타인들은 온라인속에 내 모습을

정말 내 모습으로 바라보게 된다. 결국 '그것'에게 얼굴을 내어준다는 것은 온라인속 내 모습을

타인들에게 들키는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놀이의 규칙은 아무에게도 절대 말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 작품이 2015년 대한민국 스토리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배경을 감안하면, '놀이'는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 과 일간베스트를 떠올리며 소설을 써내려간게 아닐까 생각한다.




◆ 소리나무 놀이에 관한 부분 문장 발췌


P57. 부당함은 하루빨리 제거되는 것이 마땅했다. 나는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P74. 소리나무의 소리는 어둠을 부르는 동시에 새벽을 부르는 소리야. 어둠이 멀어지고

새벽에 다가오고 다시 어둠이 몰려오는 시간의 흐름은 정해져 있지. 누구도 되돌릴 수

없어. 하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복수도 가능하지." 


P76. "너와 내가 있으니 여섯 사람이 더 필요해.

"일곱이 아니고요? 그래야 아홉이 맞춰지잖아요."

"아홉 번째 소리나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마. 때가 되면 네발로 찾아올 테니까.






P114. 놀이를 시작했을 때 우리가 알고 있던 규칙은 하나뿐이었다. 놀이 가담자 말고는

누구에게도 놀이에 대해 말하지 말 것


P119. 소리나무는 각자의 것으로 주어지지. 

자신의 소리나무는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거야.


P172. 아홉이 여덟이 되고 여덟이 일곱이 되고

일곱이 하나가 되고 기어이 나만 남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아홉이 될 때까지 나 혼자 제자리를 맴도네


P.229 "이 세계에서 존재는 보이는 것이어야 해. 그런데 우린 얼굴이 없어.

보여줄게 없다고. 다른 부분은 보여줘봐야 구분도 못할뿐더러 부정해버려.


286. 그것과 얼굴을 마주하고 밤새 놀았다. 놀이가 벌어지는 동안 그것은

사람의 얼굴을 닮아갔다. 놀이가 끝나자 그것은 제가 흉내 낸 얼굴의 사람에게

물었다. 내가 누구야?


P287. 가담자가 자기 이름을 말하면 놀이에서 지게 되는거요.

다른 나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 그건 달리 말하면 자신을 부정한 셈이니

더는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되오.


이 놀이는 두개의 발을 가진 무리와 세 개의 발을 가진 무리가 벌이는 일종의

승부요. 두 개의 발은 현실의 나, 세 개의 발은 비현실의 나라고 할까.

그것의 질문에 나라고 대답하면 그것이 자신을 나로 자각하고 현실의 전면에

나서는 것이고, 나무의 이름을 대면 나의 뒤로 물러나는 거요."


"무슨 정신병자들 놀음 같아요."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국내도서
저자 : 조선희
출판 : 네오픽션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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