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소설

책 리뷰 스릴러소설 정유정 종의기원

by 워니의서재 2018. 11. 8.

 

이 책 제목이 종의기원인 이유는 잠에서 깬 주인공은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집 주변 곳곳을 둘러본다. 그런데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든다. 집안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기억이 떠오를 단서들. 주인공이 점점 기억을 찾으면서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게된다. 종의기원은 자신의 악행을 저지른 시점을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붙인 제목같다.

 

내가 생각하는 종의기원의 한줄요약

 

"과연 내가 주인공과 같은 싸이코패스 자식을 낳아도 사랑할수있을까?"

 

이 소설의 첫장면은 미사가 열린 아침 성당안에서 시작된다. 성가대가 축가를 부르고, 

주인공과 주인공의 형은 첫영성체 의식을 치루는 중이다.

 

사랑의 예수님

 

내 모든 삶을 참 아름답게 만드시네.

 

사랑의 손길로

 

내 모든 삶을 참 아름답게 만드시네.

 

※ 유아에게 세례를 주는 것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례 받은 아이가 분별력을

가진다고 여겨지는 10세 전후에 첫영성체를 하도록 하고 있다.

 

 

주인공의 형이 성체와 포도주 잔을 신부에게 받았다. 그러나 주인공이 받으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입이 열리지 않았고,목구멍이 지글지글 타고있었다. 살이 타고, 눈이 타는 기분이 들면서 시야에선 부연 흙먼지가 소용돌이치고 사물들은 이상한 형태로 바뀌었다. 십자고상마저 거꾸로 서고 제단은 이마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모든것은 주인공의 꿈이었다.

 

이 꿈은 주인공이 구원받을수 없는 악인, 즉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암시하려고 넣은것 같았다. 꿈에서 깬 주인공은 어제의 일이 잘 기억나지 않고 순간순간 짧은 기억을 더듬으며 주변상황을 둘러보며 자신이 어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주인공은 사이코패스 기질을 없애기 위해 정신학자인 이모가 지어준 약을 매일 먹어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쩌다가 약 먹는 걸 까먹어서 며칠을 먹지 않았다.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약을 먹지 않아서 저지른 실수였다. 그러나 주인공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를때 쾌감을 느낀다는것을 뒤늦게 알게되었다.그리고 일말의 죄책감도 없다. 주인공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칠것 같으면 살인을 저질러서라도 해를 입지 않으려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뇌에 전두엽의 기능이 일반인보다 많이 떨어지고 세레토닌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정조절이 어렵고, 사소한 일에도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사회환경적 결핍에서 발생한다.종의기원 주인공의 설정은 선천적 사이코패스 상위1%포식자이기 때문에 유전적 요인이다. 태어날때부터 사이코패스로 태어났다.

 

 

정유정작가의 지나칠정도로 세밀한 묘사력은 글만 읽어도 장면이 그려질 정도이다. 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나조차도 거의 모든장면이 그림으로 그려질정도로 묘사는 뛰어났다. 단점은 묘사가 많아서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책의 최고의 장점을 꼽으라면 영화를 보는것 처럼 상상되는 디테일한 묘사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다 읽고나서 과연 나도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것인가? 내가 낳은 아이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사랑할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주인공 엄마의 이야기는 많지 않지만 핵심적인 주제는 가족중의 선천적인 사이코패스 상위1% 포식자가 태어났을때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이다.

 

이책의 어머니는 몇차례 갈등끝에 끝까지 책임지기로 한다. 악을 다루고 있지만 기본적인 가족에 대한 주제는 카프카의 변신과도 닮아있다. 아이가 선천적인 사이코패스인것을 알게되면 버리지 않고 살수 있을까? 카프카의 변신에서는 벌레로 변한 주인공을 가족들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 카프카에서 벌레. 종의기원에서는 악인. 남들과 많이 다른 가족이 태어났을때 나는 가족을 끝까지 책임질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지만 잘 모르겠다.

 

세일즈맨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몸이 이상하게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몸이 어느 사이에 무수한 다리를 지닌 한 마리 커다란 벌레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으나, 분명히 꿈은 아니었다. 그가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정을 알고자 찾아온 가게 지배인은 그 이상한 모습을 보고 놀라 도망가고, 어머니는 졸도하고, 아버지는 방안으로 쫒아 버리고 문을 닫았다.

가족들은 끔직이 사랑했던 그레고르였으나 이제는 가족들한테 미움을 받고,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등을 맞아 그 상처 때문에 식욕도 없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누이동생이 켜는 바이올린 소리에 끌려 옆방으로 기어갔다. 그 결과 이상스러운 그의 존재가 하숙인에게 알려져 그 방안에 갇혀야만 했고, 식사는 누이동생이 날라다 주게 되었다.

그는 천장에 매달리는 것으로 겨우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가족들도 이제 그가 죽기를 바라고 잇었다."

 

 

상처가 더욱 악하된 것과 이제는 죽어야겠다고 생각한 어느 이른 아침, 종탑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죽어 갔다.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하나님께 감사하며 오랜만의 화사한 봄볕을 받으며 교외로 소풍을 나갔다. 성숙한 딸의 몸짓을 보며 아버지는 이제 좋은 사윗감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카프카 변신 세계 문학사 작은 사전 중에서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