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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학

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

by 워니의서재 2018. 9. 28.




리디북스에 리디셀렉트라는 월 정액 서비스를 이용해서 

읽은책 중에 현재까지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최근에 철학에 관심이 생겨 책을 읽거나 

TV프로그램에을 즐겨보며 공부했는데 

대부분의 철학책들은 고대부터 하이데거까지 다룬 책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책은 현대철학의 비중이 높다.

내가 잘 모르던 현대철학은 고대, 중세, 근대, 보다 

더 지금의 삶과 많이 맞닿아 있는것 같았다. 

작가 본인의 생각과 현대철학자 말을 인용하며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이나

모순된 생각, 주제 의식, 본질 등을 나열하면서 설명해나간다.

독서하면서 좋은문구가 많아서 유난히 하이라이트를 많이 쳐가면서 읽었다.





이책에서 불안을 인상적으로 정리해놓은 부분이 있다.


"불안한 마음을 위로하고자  나온것이 종교이다.

신앙에서 이성적 사고로 분리되어 나온 학문이 철학이다.

이성적 사고가 정말 합리적 인지에 대한 검증으로 분리된 영역이 과학이다."


"인간의 문법으로는 신의 문법을 이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참 와닿았다. 그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이해될수 없다는 표현을 세련되게 한것같다.

저 문장을 인용해서 바꿔서 표현해서 쓰기도 좋은것 같아 밑줄을 그었다."


남자의 문법으로는 여자의 문법을 이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양반의 문법으로는 백성의 문법을 이해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극히 일부의 경우 싯다르타같은 예외적인 인물이 있기는 하다.


작가가 필력이 좋아서 이와같은 괜찮은 문장이 많다.


"불안을 소비하는 경제 규모만큼이나 불안이 넘쳐나는 시절이라는 '방증'이기도 하겠지만,

유독 불안을 소비하는 방법론이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불안을 소비한다는 것 보험이나 스펙쌓기 그리고 부동산, 아이들의 교육문제 등

미래가 너무 불안전한 사회에서 뭐라도 해야될것 같은 느낌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낙오자가 될것 같은 공포감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불안을 해소하라는 상품들이 나온다.


아이들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정작 가장 공포스러운건 자신의 노후가 걱정되기 때문인것 같다.

훌륭한 복지국가에 살아서 자신의 노후가 걱정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미래도 

상대적으로 덜 걱정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공부해서 판사,검사,공무원 같은 직업을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게 해줄것 같다. 정말 불안한건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아이들한테도 자기와 같은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게 하고 싶지 않아서 더더욱 교육의 목을메게 되는것 같다.


"우리는 사실을 믿기보다는 믿고 싶은 것이 사실이기를 바란다."


이미 틀렸다는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고집을 꺽지 않는경우가 있다.

바로 이경우가 사실보다는 믿고 싶은 것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마음인것 같다.

요즘에 가짜뉴스가 그렇게 많이 생산되는 이유중 하나인것 같다.

사람들은 사실적인 뉴스보다 자신이 믿고싶은 뉴스만 계속해서 보니깐...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시대가 원하는 적소성의 계발이라기보다는 정작 어느 시대나

있어왔던 불안을 강조한다. 자본주의의 시장 논리를 부추기며, 자기계발서의 지침대로

살지 않으며 낙오자가 될 것처럼 불안을 유발하며 유지한다."


굉장히 공감갔던 부분이다. 현재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한지를 알수있는 것중 하나

베스트셀러에는 자기계발서가 상당히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힐링에세이도 많이 판매되는 추세로 보면

이제는 조금 천천히 살고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았다고 인정받고 위로받고 싶은 추세로 넘어가는중인것 같다.


"사회나 공동체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사회적인 변화나 

개혁보다는 개인의 반성만을 촉구하는 하향적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보수의 기본 프레임은 항상 사회구조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다.

그러나 모두 더불어 사는 사회, 공동체에서 혼자만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사회적인 변화도 필요하다. 그래도 아직 미국은 계층간의 이동이 많은편이지만,

한국은 계층간의 이동이 굉장히 어렵게 됐다. 계급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서 더이상 그 벽을 넘기 힘들게된 사회라고 많은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런 계급을 도식화 한게 수저계급론인것 같다.

흙수저 ->은수저 까지는 어느정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흙수저->금수저, 은수저->금수저 이동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다.


자신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의 무의식에는, 이미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로 생각한다.

고집이 센 사람들은 남의 고집을 참아내지 못한다.

급기야 자신의 고집을 설득하려 드는 상대를 고집쟁이로 몰아간다.

자신의 생각은 자신에게는 지극히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정말 고집쟁이고

누가 억울하게 고집쟁이로 몰린 대상인지에 관한 문제는, 늘 변별이 쉽지 않은 애매한 구도다.

우리는 누구나 다 자신이 지닌 신념을 객관이라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관점과 차이를 존중받고자 한다면, 남의 관점과 차이도 존중해야 함이 마땅하지만,

결국엔 그 자신이 절대적 객관이라는 고집을 부린다.

우리 가족은 대화가 너무 없다며, 자녀들을 거실로 불러내 대화를 종용하면서

자신의 일방적인 훈계를 늘어놓는 부모들처럼 말이다.



삶은 어느 순간부터 끊임없이 자신의 기억을 겪는 현상이다. 그래서 기억의 지분이 많은 어른들일수록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자신에게는 충분히 경험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문장을 읽으면서 맞는 말이긴 하지만 무언가 의문이 들었다.
기억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사고는 좁아지는 역설이 생긴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억이 많아지면 사고의 폭도 넓어질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라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인터넷 발달로 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사람들이 보면 사람은 더욱더 합리적으로
변할꺼라고 낙관했던때가 있었다. 그것과 비교해보면 일맥상통한다.
사람의뇌는 용량이 한정되어있어서 받아들일때 심플하게 정리해야 뇌가 편해지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인것 같다. 많은 기억도 결국 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되는것이고 오랜기간 쌓이면
필요한것만 남기고 다 편집해버리기 때문에 같은 일을 겪고도 서로 다른 기억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자신이 경험한 기억을 최대한 간단하게 합리적으로 편집해서 기억을 남겨둘것 같다.

그 기억이 자신에게는 합리적인 기억이지만 서로 살아온 과거가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합리적이지 않을수도 있는것 같다.


기억에 관련된 작품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보면 충분히 느낄수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2011년 멘부커상 수상이후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꼭 작품을 보지 않더라도 경험에서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일을 서로 대화하다가 서로 기억이 일치하지 않아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하는 경험일것이라 생각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속 두 주인공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입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리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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