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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조커 VS 종이의집 교수 두남자이야기

by 워니의서재 2019. 10. 23.

첫 번째 남자

한 남자는 엄마가 사람들을 웃게 하라는 말에 코미디언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에겐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꿈에만 그리던 여자와 드디어 사랑에 빠지고 데이트도 즐겼습니다. 심지어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해주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복지정책 축소로 먹고 있던 약을 더 이상 지원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 이후 망상이 심해져서 데이트로 오인한 것입니다. 조현병은 환각과 망상을 동반하는 중증 정신질환입니다. 환각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심지어 촉감과 냄새까지 진짜처럼 느끼게 합니다.

 

 

조현병 환자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치료제는 사실상 도파민 욕망회로의 활성을 낮추는 약물입니다. 좀 이상하지 않나요? 욕망 회로가 지나치게 활발할 때의 증세는 흥분, 과욕, 열정인데? 어떻게 이것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일까요?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돌출salience의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도출은 어떤 것이 그 사람에게 도드라져 보이거나 신경 쓰이는 정도를 말합니다. 돌출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비 일상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양복을 입은 남자가 회사 사무실을 걷는 것은 특이할 게 없지만 광대 복장을 하고 사무실 안을 활보한다면 모두의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수백 번도 더 가본 식료품점과 어제 신장개업한 식료품점, 낯선 사람의 얼굴과 짝사랑하는 상대의 얼굴, 길에서 스친 경찰관과 불법 좌회전을 한 뒤 발견한 경찰관, 둘 중 어느 쪽이 더 돌출되어 보일까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내 삶을 좌우할 수 있는 무언가는 언제나 두드러지고 부각되어 보입니다.

 

도파민 욕망회로를 자극하는 모든 것이 돌출됩니다. 만약 이 돌출 기능이 고장 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이 번쩍번쩍한다면? 지금 당신은 TV 뉴스를 보고 있습니다.

 

앵커는 정부의 첩보활동 보도에 한창입니다. 그런데 아무 이유없이 갑자기 머릿속 돌출 시스템이 탁 켜집니다. 그 순간부터 왠지 뉴스 속 얘기가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조현병 환자들이 흔히 겪는 망상 중 하나는 TV 속 인물이 자신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남자

스페인 조폐국을 단 한 명의 사상자 없이 점령하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남자. 은행을 털고도 명예도 얻고 의적으로 불리고 싶은 이 남자. 5개월 동안 경찰, 인질, 자신의 팀원 침투조의 행동을 예측하고 분석하여 대응책을 미리 마련합니다.

 

 

경찰이 단서를 발견하고 수사망을 좁혀올때마다 경찰의 행동을 예측하고 플랜 B, 플랜 C, 플랜 D까지 만들어 둘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합니다. 결국 이 남자와 팀원들은 스페인 조폐국에서 돈을 찍어내고 유유히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철저한 계획과 실행할 때 역시 도파민이 활동합니다.

 

계획을 담당하는 물질은 도파민 통제회로입니다. 도파민 통제 회로 역시 전두엽에 위치합니다. 정확히는 가장 최근에 진화했다는 의미로 신피질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신피질 덕분에 인간은 욕망회로가 보여주는 것 이상의 미래를 상상하고 백년대계를 구상합니다. 인간이 도구의 발명과 추상적 사고를 통해 오늘날과 같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된 것 역시 신피질 덕분입니다.

 

 

도파민 욕망회로는 무언가를 한없이 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원시적 욕구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지만은 않는다. 우리에게는 욕망 회로와 대립해서 더 욕심낼 만한 가치가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걸러내는 또 다른 도파민 회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견제 회로 덕분에 인간은 계획이라는 걸 짤 수 있습니다. 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그렇게 무언가를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도파민 통제 회로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튼튼한 계획을 짜도록 도와줍니다.

 

 

도파민 욕망회로와 도파민 통제회로

도파민 욕망회로는 흥분과 열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에서 끝나는 반면 도파민 통제 회로는 논리적 사고에 특화된 영역에서 끝납니다.

 

도파민이 뇌에서 어느 회로를 타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단, 공통의 목표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도 충동을 억제하고 계획을 지키며 실행하는 것. 역시 모두 도파민의 활동 덕분입니다.

 

 

도파민 통제회로가 과하면 워커홀릭에 빠집니다. 오로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만 인생을 소비하게 됩니다. 만대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조현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옛말에 검이불루 화이불치, 중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지만 누추하지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중용'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상태.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는 옛말 틀린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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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형 인간

잘 중독되는 사람이 더 성공한다?쉽게 불타오르고 쉽게 권태로워지는 사람이 더 성공하는 이유인간은 왜 다른 동물들과 달리 미친 듯한 사랑에 빠지고, 야망을 위해 스스로를 불사르며,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맬까? 인류가 먼 곳까지 진출해 혹독한 환경과 싸워 살아남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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