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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영화 조커는 왜 20대에게 인기가 많을까?

by 워니의서재 2019. 10. 10.

인간은 그 사람이 처한 환경에서 살아보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합니다. 남성은 절대 여성을 이해할 수 없고 여성 또한 남성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신질환이 없는 사람 또한 정신질환자가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사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영화 조커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신질환자의 삶을 아서 플렉의 시점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자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 부적응자라느니 인셀을 옹호하는 영화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향해 조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절대 이해 못할 거야"

 

아마도 감독은 영화를 보고도 차별받는 정신질환자와 소수의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것이라 예상한듯 합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 잘못 해석해서 사고가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잘못 해석하고 잠재적 범죄로 몰아간다면 영화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날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입니다. 영화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지금의 20대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언론과 정부는 20대 남성들에게 굉장히 가혹합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맥도널드에서 일하는 학생들에게 햄버거를 던지거나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주 보도됩니다. 일부 기성세대들은 20대에게 정말 예의없게 대합니다.

 

 

네이버와 CGV 영화의 통계를 확인해보면 유독 20대가 가장 많이 이 영화를 봤습니다. 특히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관람했습니다.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본 이유 중 첫 번째 이유는 시점이 남성의 시점이기 때문에 더 몰입이 잘 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20대의 남성은 자극과 지배의 시스템이 강하게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대 남성은 호기심과 혁신적인 가치를 충족시켜주고, 높은 지위를 약속하는 상품에 강한 매력을 느낍니다.

 

영화 조커는 비록 성공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상류층을 무너뜨리고 하층민의 영웅으로 태어는 플롯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지배 욕구를 채워줍니다.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게 계급과 세대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계급갈등이 곧 세대갈등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스스로 노력하면 능력을 얻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사회는 차등대우를 해준다. 능력주의는 얼핏 타당한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고, 경쟁의 과정은 공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한국사회가 경쟁의 과정이 공정할까요?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나 20대들은 저 말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요즘 20대를 흔히 n포 세대라고 지칭합니다. 20대들은 정직하게 죽어라 돈 벌어봐야 내 집하나 살 수 없는데 노력해서 뭐하냐는 말을 합니다. 그들은 희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리처드 리브스의 책 20 VS 80의 사회에서 '기회 사재기 전략'이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기회 사재기는 타인에게서 무엇을 가져오느냐가 아니라 기득권 자신이 무엇을 확보하고 있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사재기가 가능하려면 기회는 희소해야 합니다.

 

희소성은 가치를 높여주는 요인입니다. 명문 대학이 좋은 사례입니다. '아이비리그'가 의미를 가지려면 모든 대학이 아이비리그여서는 안됩니다. 미국의 중상류층은 사립학교, 명문 대학, 전망 있는 첫 직장과 같이 희소하고 가치 있는 기회들을 다른 계층 사람들보다 많이 누립니다.

 

 

중상류층이 더 많은 기회를 분배를 받는 데에 개인의 성과와 하등 상관없는 요인들이 미칩니다. 중상류층 아이가 SAT성적이 높아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기회 사재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SAT 점수가 커트라인보다 낮은데도 동문 자녀 우대를 받아 합격한다면 이것이 기회 사재기입니다.

 

소득이 높은 중상류층은 주택 시장을 통해 그 소득을 부로 바꿀 수 있고 여기에 조세 제도가 큰 도움을 줍니다. 그다음에는 그렇게 얻은 부를 기를 쓰고 지키려 합니다.

 

특히 배타적인 토지 용도 규제를 이용해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들어와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배타적인 토지 용도 규제는 중산류층이 비싼 사립학교를 통해서가 아닌 비싼 집값을 통해 자녀에게 좋은 학교에 다닐 기회를 사줄 수 있는 방편이 됩니다. 어느 쪽으로든 좋은 고등학교에 가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대학의 신입생 선발 과정도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력, 연줄,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 유리하도록 기울어져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교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든지 해서 해당 학교에 강한 관심을 보이는 지원자를 높이 평가합니다.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넘어가기 전 중간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인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도 기회 사재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인턴 제도는 노동 시장 규제에서 사실상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연줄을 통해 서로 혜택을 주는 식으로 분배됩니다. 찰스 머리는 인턴 제도가 "특권층을 위한 적극적 우대 조치"치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이성은 결과를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계산하는 행위는 굉장히 감정적인 과정을 거쳐서 일어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성적인 사고 또한 굉장히 감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 아서 플렉은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생각하고 결과를 계산하고 행동합니다. 그러나 영화 중반부 지하철에서 우발적인 감정에 의해서 실수로 살인을 저지르게 됩니다. 그 이후 아서플렉은 조커로 각성하면서 더 이상 결과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조커의 행동은 인간은 합리적이며 이성적으로 사고한다는 사회가 만든 틀을 깨버립니다. 그런 모습을 본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스토리는 인간의 결핍을 충족시켜줄 때 재미있다고 느낍니다. 실제로 내가 행동할 수 없기에 영화를 보고 만족감을 얻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은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남들도 가질수 없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런 인간의 심리는 이미 수많은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영화 조커의 마지막 시민의 폭동 장면은 그런 감정에 불을 지릅니다.

 

영화의 마지막 불타는 장면은 견고하게 지켜오던 기존 사회의 틀을 부수고 새로운 세상이 창조된다는 느낌을 줍니다. 물론 이 장면이 현실에서 일어나면 재앙이 됩니다. 하지만 영화이기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창작은 창작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창작자가 위대한 까닭은, 결핍으로 가득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을 창조하고 그 세상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잠깐이라도 만끽하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 조커는 관객들이 원하는 결핍을 잘 반영했습니다. 기존의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조커가 부숴버리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느낄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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