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4단계 성장과정
1단계: 자기 자신을 위해 소설을 쓰며 본질적으로 백일몽을 풀어낸다. 즐거움을 얻기 위한 나르시즘의
일종일 뿐,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소설을 쓰는게 아니다(나는 적당한 나르시즘에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이도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저,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자아도취적 공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을 하고싶다.)
2단계: 이제 껍데기를 부수고 나와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전제로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러나 써내는
글들이 편집자들이 ‘변변찮다’고 말하는 수준에 그친다. 아직 제대로 된 소설을 쓸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쪽짜리 소설을 가지고 어떻게든 때워보려 하지만 출판사가 계속 퇴짜를 놓자 성공은 자신과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느낀다.
3단계: 제대로 쓴 소설, 또는 무리 없는 수준의 모작을 써낸다. 그렇지만 기술적인 문제,
그중에서도 주로 구조와 인물에 발목이 잡혀 있다.
4단계: 기술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적어도 그럭저럭 해나갈 정도로 해결했다. 프로 작가 단계에
이른 것이다. (4단계 이후도 존재하지만 4단계를 넘어선 작가는 더이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다섯가지 질문
인물: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가?
1. 인물마다 약력을 써본다. 생년월일과 태어난 장소, 부모, 학력, 경력 등. 인물 약력을 쓸 때도 다른
창조적 글쓰기 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무의식과 함께 일해야 한다. 그저 마구잡이로 세부 사항을
지어내다가는 자신이 사실은 그 인물을 잘 알지도 못하며, 쓰고 싶지도않다는 기분에 휩싸이게 될 뿐이다.
2. 인물을 소설 속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묘사해본다. 등장인물이 많다면 최소한 서로 다른 ‘두 인물’의
입장에서 각 인물들을 묘사하는 게 유용하고 효과적이다. 각각의 인물을 적어도 두 가지 관점에서 파악
할 수 있으므로 작가 자신이 창조한 인물을 선명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작가가 모든 인물을 무대
장치의 일부가 아니라 살아 있는진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데도 도움이된다.
3.인물이 집에 들어와 일상적으로 그 시간에 어떤 일과를 보내는지 그 장면을 써본다. 제일 처음에 무얼 할까?
담배에 불을 붙이나? 화분에 물을 주나?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나? 아니면 다른 무슨 일을 할까?
4. 인물의 인생에 일어난 짤막한 사건을 하나 써본다. 작품에 집어 넣지는 않을 테지만 인물에
관한 뭔가를 드러내보이는 사건이어야 한다.
5. 첫 번째 인물과 전반적으로 닮은 두 번째 인물을 만들어낸다. 잠시도 가많이 있질 못하는 10대라든가.
그리고 두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써본다.(이번에도 작품에 집어넣지는 않을 내용으로 한다.)
사고방식이나 말투 등 분명히 다른 점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만약 두사람이 주는 인상이 너무 똑같아서
차이점이 이름밖에 없다면 다시 써야 한다.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날 때까지 계속 다시 쓰자. 그래도
차이가 나질 않드면, 그건 바로 첫 번째 인물이 전형적인 인물이라는 증거다(이 경우 첫 번째 인물보다
두 번째 인물이 오히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두번째 인물을 작품에 등장시키는
편이 낫다.)
인물의 시점에서 장면을 쓸 때는 작가 자신이 그 인물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다고 상상해야 한다.
보조적 인물이라 할지라도 인물에게는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모든 인물은
각가 자신의 드라마에서 중심이다.
"왜 인물은 그러한 행위를 하고있을까?" 이에 대한 답이 "안 그러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으니까"라고 바로 튀어
나온다면 당신은 문제에 빠져도 단단히 빠져 있는 것이다. '인물에게 있는 이유를 생각하자.' 동기는 인물이 감수
해야 하는 위험, 또는 인물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불러일으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큰가에 비례해야 한다.
동기가 사소하면 인물이 보여주는 행위도 마찬가지로 사소하거나 터무니 없을수 밖에 없다. 갈등을 그린다면
인물이 얻거나 잃게 될 중요한 뭔가를 제시해야 한다. 목슴이든 돈이든 사랑이든 자유든 자존심이든 간에 말이다.
'그 인물의 입장에서는' 이와 똑같이 중요한 뭔가를 찾아줘야 한다. 추리소설에서는 단순한 호기심도 충분한
동기가 된다. 인간의 욕구 중에서 가장 강력하기로 꼽힌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가?" 사람들이 이 질문을 던지며 기대하는 답은 소설의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주제가
아니라 훨씬 가깝고 실제적으로 느껴지는 주제다. 예컨대 "중년의 위기를 겪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
"매력적이고 싹싹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 "잔혹한 살인 사건" "기이한 결혼"등 소설 도입부 에서
'무엇에 대한 소설이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면 독자가 책을 그대로
덮어버릴 공산이 크다
장소는 소설의 배경중 눈에 보이는 부분을 가리킨다. 만약 맨해튼에 오랫동안 거주한 사람이라면
세계무역센터나 자유여신상을 봐도 별 감흥을 못 느낀다. 차라리 매일 아침을 먹으러 갈 때마다
만나는 커피숍 계산대 점원에게 더욱 흥미를 느낄 것이다. 그 커피숍은 어떤 분위기인가?
앨버커키나 시애틀에 있는 커피숍과 뭐가 다른가? 그 점원은 느긋하고 굼뜬 사람인가, 아니면
재빠르고 성급한 사람인가? 커피숍 손님들은 무슨 책을 읽고있나? 조명이 밝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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