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는 어려운 철학을 소설 줄거리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저절로 철학을 공부할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소설의 전반적인 앞부분 그냥 단순히 철학을 설명하기 위한 플롯으로 만들었나 보다 생각하며 읽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의 성격도 너무 특이하고 중간중간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마지막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모든 것은 해결된다. 작가가 기막힌 장치를 후반에 심어놨다. 처음에는 소설을 건너뛰고 철학 설명만 읽을까 하다가 참고 읽다 보니 뒷부분 가서 굉장히 흥미로워진다. 이 책의 저자는 소설 속 캐릭터들의 삶에서도 철학적인 질문은 던진다.
◆ 소크라테스
가장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올바른 인식은 자기 안에서 비롯된다. 무엇이 옳은지 아는 사람은 옳은 일을 하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내가 무엇을 모른다는 것만 알아도 사실 큰 도움이 된다. 진로를 선택할 때도 내가 이일을 잘할지 못할지 선택의 기로에서도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면 훨씬 수월하게 선택할 것이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은 공부하거나 아니면 더 잘하는 것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정말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사람은 질문조차 할 수가 없다.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니까... 사회규범 또는 법 또한 그렇다. 내가 법을 잘 모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른다면 지킬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니깐...
◆ 플라톤
감각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이데아의 '그림자'에 집착하고 눈으로 말을 보는 사람은 그저 말을 본다. 이 말이 모두 엉성한 모조품이란 사실을 보지 못한다. 사람들이 지하 동굴에서 출입구 쪽으로 등을 돌린채 목과 발목이 다 묶여 있다. 그들은오로지 동굴 벽만 볼 수 있다. 등 뒤에는 큰 장벽이 있고 그뒤엔 사람과 비슷한 모습들이 지나다닌다. 그 뒤에서 불이 타올라 동굴의 안쪽 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드리운다.
동굴 안에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림자의 연극'이다. 그런데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곳에 앉아서 그림자만 보았기 때문에, 이 그림자가 유일한 실재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사회규범 문화를 배우며 성장한다. 태어난 국가나 도시에 따라서 사고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과거의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개고기를 먹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유럽 국가는 개고기를 먹으면 야만인 취급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에서도 점점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내가 태어나서 듣고 보고 성장하면서 내 머릿속에 사회규범, 상식, 문화는 동굴 안에서 보는 그림자 같은 것이다.
여행을 많이 가면 국내에만 머물러 있던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한 분야의 책만 읽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즉, 동굴은 내가 알고 있는 '세계'안에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만 유일한 실재이고 모르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토마스 아퀴나스
중세 초기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라톤을 '기독교 도화' 하고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기독교화'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이 존재한다는 것을 진리다라고 결론을 미리 지어놓고 철학적 토대를 마련했다. 토마스에 따르면 신에게 이르는 길은 두가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믿음과 계시를 통한 길이고, 또 하나는 이성과 감각을 통한 길이다. 토마스는 진리는 하나뿐이다라는 것을 밝히려고 했다. 이성의 힘으로 올바른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기독교의 교리와 어긋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은 신의 존재 혹은 모든 자연의 변화 과정을 진행하는 최초의 원인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신에 대해 더 이상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그 부족한 부분을 토마스가 성서와 연결하였다. 토마스에 따르면 신은 '자연적인'판단 기준에 따라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수 있는 양심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한다. 따라서 성서를 읽지 않아도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나쁘며,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인간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지키기 어려져서 종교, 도덕, 윤리, 사회규범, 법등으로 명시하는 것 같다. UN의 존재 이유도 1차 대전, 2차대전을 겪으면서 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각 나라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우리도 건드리지 않을게 라는 것을 종이에 명시하고 서로 지키는 약속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https://wonysworld.tistory.com/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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