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타인 베블런은 약탈적 문화에서, 노동은 사람들의 사고방식 속에서 용맹함이 없는 허약함 혹은 주인에 대한 복종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열등함의 표시였고 따라서 가장 우수한 지위에 있는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로 간주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통 때문에 노동은 비천한 것으로 여겨졌고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분화가 진행되면서 그것은 오래되고 또 당연시되어 왔기 때문에 거의 원칙이나 다름없는 힘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유한계급은 노동을 하지않아 남는 시간을 여가활동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매너, 교양, 공손한 태도, 예의범절 등 에티켓이라고 명시하는 것들이 발달하였습니다. 만약 여가가 없다면 좋은 매너라는 것도 생겨나지 않습니다. 좋은 체면에 대한 지식과 습관은 오래 지속된 관습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교양은 시간, 노력,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생산적인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소스트인 베블런에 의하면 소유권의 시작은 야만 시대의 생활 이론에 맞추어 표현해보자면 남자가 여자를 소유한 것이 소유권의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여자의 소유는 문화 발전 과정에서 낮은 단계의 야만 사회에서 시작되었는데, 여자 포로를 강제로 잡아온 것이 그 계기였습니다. 적들로부터 그들의 여자를 강제로 트로피 삼아 강탈해온 습관은 소유-결혼의 형태를 만들어 냈고, 그 결과 남자를 우두머리로 하는 가정이 생겨났습니다. 그다음에는 여자 이외에 다른 포로와 열등한 사람도 노예로 삼는 등 노예제 범위가 확대되었고, 이어 적에게서 붙잡아온 여자 말고 다른 여자에게도 소유-결혼의 형태가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결혼을 트로피 삼아 결혼하는 경우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러한 현상은 남녀 모두 해당합니다. 보통 남자들은 다른 사람에 결혼생활을 부러워 하는것 들을 꼽자면, 여자의 외모, 시댁과의 관계, 남편에게 얼마나 순종적인지, 등이 있습니다. 심지어 몇몇은 아침밥을 차려주냐 안차려 주냐로 평가하는 이들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 와이프는 예쁘고 시부모에게 잘하고 아침을 차려준다며, 과시를 하는 경우도 많이 봐왔습니다. 반면 여성의 경우는 돈이 많은 재벌과 결혼하고 싶거나 명품, 자동차를 받았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심리는 남녀 모두 배우자로 보지 않고 나를 더욱더 빛내줄 트로피로 생각하는 가치관입니다. 이러한 심리묘사는 '스카이 캐슬'에서 상당히 잘 묘사하였습니다. 심지어 트로피 가치관은 요즘에는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토머스 멜서스는 인구증가에 대한 방법론으로 탐욕의 억제와 성욕의 억제가 인구 증가를 막는 주된 억제책이라고 주장했지만 소스타인 베블런은 차라리 과시적 소비가 더 훌륭한 인구억제책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를 보면 결국 소스타인 베블런의 예측이 적중한 듯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출산율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출산율 저하 원인 중 하나는 과시적 소비 또한 영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과시적 소비는 주변 이웃들로부터 입으로 전해지거나 시장에 갔다가 우연히 목격하거나 TV로 보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에서는 스마트폰에서 SNS, 유튜브만 접속해도 과시적 소비에 대한 콘텐츠는 무수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도 과시적 소비에 대한 대화는 끝이 나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SNS 때문에 우울증이 생긴다는 말까지 나오는 사회니까요. 아래 대화는 제가 실제로 길에서 들었던 초등학생들의 대화의 내용입니다.
"너네 집 몇 평이야?"
"우리 아빠 차는 벤츠인데, 너네 아빠는 무슨 차야?"
"여기 우리 엄마가 하는 카페인데 알바한테 말하고 그냥 먹으면 돼"
미디어에서 돈을 우선시하는 뉴스나 드라마 예능이 많아지고 있고 집에서 조차도 부모님이 돈을 계급화하는 대화를 듣다 보면 돈으로 계급화시키는 생각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 출산을 하지 않은 부부이거나, 연인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요즘같이 하나만 낳아서 꽃길만 걷게 하고 싶은 내 자식들을 태어나마자 유한계급에 하층민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누구나 자신의 자식들이 잘 살지는 않더라도 남들 사는 만큼은 살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살기 때문입니다.
유한계급은 현상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기존 것을 지키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도 보수적인 사람이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보수가 많은 것은 변화된 환경 아래에서 적절한 생활의 태도를 발견하고 유지하려면 상당한 시간에 걸쳐 고통스러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상당한 에너지의 소비를 요구하고 또 성공적으로 정착이 되려면 일용할 빵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합니다.
영양부족과 과도한 신체적 노동 등의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은 진보를 멀리하게 되는데, 그 효과는 아예 혁신의 싹을 잘라버림으로써 불만을 해소하는 사치스럽고 부유한 계급의 사람들 못지않게 진보를 방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한계급은 하위계급으로부터 가능한 많이 생계의 수단을 빼앗아 그 계급의 소비오 가용 에너지를 축소시키고 하층민 계급들을 보수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무조건적으로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가치관은 과시적 소비를 만듭니다. 과시적 소비는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끝없이 도로를 질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느끼게 해 준 책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투영해도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고전은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이 읽히는 책들이라서 고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문화가 발전해도 인간의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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