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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학

가짜뉴스 구별법 헥터 맥도날드의 만들어진 진실

by 워니의서재 2018. 12. 3.

세상에는 수많은 진실들이 있다. 언론, 마케팅담당자,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유리한 진실들만 이야기 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진실이 숨어있다. 저자는 이를 '경합하는 진실'이라고 말한다. 밑에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 지식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 인터넷 때문에 잘못된 정보와 증오의 메시지가 훨씬 더 빨리 확산된다. 위에 두 문장 모두 진실이다. 그러나 무언가 자신의 주장에 더 설득력을 얻기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진실만 말하고 경합하는 진실들은 감춘다. 이 책을 읽으면 더 넓고 정확하게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감각을 키울수 있다.

 

 

◆ 복잡성

 

사건을 한가지 관점에서 보면 한가지 인상만이 남는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전혀 다른 인상이 남는다.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알려면 전체 그림을 보아야 한다. 요즘 어떠한 사건이 터져서 이슈화될 때 뉴스는 한가지 관점에서 기사화를 많이 한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 기사를 곧이곧대로 믿고 공유하여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이슈는 반대로 바뀌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도저히 진실을 알 수 없는 뉴스들은 이슈가 될 만한 기사들을 자극적으로 한쪽 입장에서만 기사화를 하고 반대되는 입장은 아예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며칠 지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 바뀌는 경우가 많다.

 

 

 

많은 뇌과학, 심리학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도 뇌의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우리는 머릿속에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단순화하고 선별할 수밖에 없다.세상의 어떤 면을 골라 현실이라고 보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누구는 다섯 종류의 나무를 보고 누구는 맨홀 뚜껑을 본다. 이러한 경험은 대부분 있을 것이다.

 

자세히 기억해보면 지인들과 같은 것을 봐도, 그리고 같은 책을 봐도 서평을 보면 완전히 다르다. 가끔 어떤 책의 서평은 같은 책을 읽은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다. 똑같은 세상을 보면서도 우리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이해한다.


그 예를 이 책에서는 ‘장님이 코끼리 만졌을 때’로 비유하였다. 코끼리가 다리를 만지면->기둥, 꼬리->로프, 코->나뭇가지, 옆구리->벽, 상아->파이프, 귀->부채. 장님은 볼 수 없는 세계를 자기가 만진 부위에 따라 그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인간은 모든 경험을 할 수 없다. 자기가 살아온 환경, 경험, 지식, 안에서만 세계를 인식하게 된다.

 

 

보수와 진보가 아무리 토론해도 의견이 잘 좁혀지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쉽게 예를 들면 한 남성이 여성들에게 물질적으로 이용만 당하다가 헤어지는 경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 요즘 말하는 여성 혐오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꼭 경험이 아니라도 그러한 정보를 많이 접해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여성도 자신이 다닌 직장에서 차별이나 성희롱을 당하는 경험을 많이 하거나 자신 주변의 그러한 사람이 많고, 또 인터넷에서 그런 경험을 자주 접하게 되면 남성 혐오가 생긴다. 더군다나 요즘 플랫폼들은 소비자가 좋아할만 할 콘텐츠를 선별해서 추천해주기 때문에 더욱더 한쪽으로 편향될 위험이 크다.  저자는 모두 진실이지만 어느 진실의 조각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한다.

 

 

 

◆ 역사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하고,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 통제한다. 진실에 입각해서 역사를 조작하는 가장 간단한 형태가 생략이라면, 가장 흔한 형태는 '편향된 선택'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편향된 선택에 아주 능하다. 이력서를 쓸 때면 메뉴얼이 없어도 나에게 가장 유리한 과거 행적을 중심으로 면접관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내용을 구성한다.

 

운송 수단, 도구, 개인위생 등 중요한 여러 기술이 개발되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표권을 얻는 둥 민주주의가 꽃 피었다. 사회적 평등이 향상되었다. 수많은 영세민은 식단이 개선되면서 더 건강하고 튼튼해졌다.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났다. 술 취한 사람이 줄었다. 특히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양성평등으로 가는 길을 열렸다.

 

 

이 모든 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하게 발생한 일이다. 무기 기술 발달로 수많은 발명품이생활에 도입되고, 수많은 젊은 남자들이 죽어서 노동인력이 부족하게 되자 많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러나 1500만 명이 죽은 전쟁을 묘사하면서 이런 종류의 진실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쟁이 인간의 삶을 더 향상시킨다고 주장한다면 소름 끼치는 일 이 될 것이다.

 

 

◆ 맥락

 

저자는 영화 '그래비티'로 예시를 들었다. 그래비티는 우주에 홀로 고립되었을때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간접체험을 느끼게 해준다고 평가 받는다. 우주에 혼자 떠돌며, 어딘가에 충돌하거나 타버리거나 질식할수도 있다. 이런과정을 겪고 주인공은 우주에서 탈출해 지구에 막 도착하고 낯선 호숫가에 올라와 젖은 모래를 비로소 한 움큼 움켜쥘 때 우리는 아 이제 끝났구나. 해피엔딩이다.

 

생각하며 대부분 극장을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 장면을 예상하면 혼자서 음식도, 지도도, 신발도, 성냥도, 전화도 없다. 이 낯선 황무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문명으로 되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전만 해도 그녀가 얼마나 더 나쁜 상황해 처해 있었는지 알기 때문에, 곧 구조팀이 파견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장면을 해피 엔딩이라 생각한다.

 

 

◆ 통계

 

상대적인 숫자도 진실을 편집하는 데 악용된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가족계획협회'는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임신 중절 수술은 미국 '가족계획협회'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서 3퍼센트밖에 되지 않습니다.

 

미국 '가족계획협회'의 연간 보고서에는 2014~2015년 945만 5,582건의 '서비스'를 제공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중 거의 100만 건이 긴급 피임 키트 제공과 관련된 것이다. 또 100만 건 이상은 임신 테스트다. 350만 건 이상은 성병 검사다. 같은 해에 시행된 32만 3,999건의 임신 중절 수술이 적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수치는 미국에서 보고된 전체 낙태 건수의 거의 50퍼센트에 해당한다.

 

 

정치가나 마케팅 담당자, 저널리스트 들은 숫자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또는 작게 보이게 조정하는 데 아주 능하다. 숫자를 크게 보이고 싶으면 기간을 늘리면 된다. 연간 정부, 추가로 810억 달러 인프라 구축에 할당 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11년간 매년 73억 60000믄 달러 추가 투자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일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줄이는것도 가능하다. 숫자를 줄일때는 연 단위를 하루 단위로 줄여서 말하면 된다. 그리고 요즘 한국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마케팅도 소개되어 있다.

 

"매주 커피 한잔, 케이크 한 조각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우리 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 스토리

 

점점 팩트에는 관심이 없어진다. 중요한 건 스토리다.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싶어 하기보다는 이야기에 관심이 더 많다. 스토리가 강력한 이유는 변화의 과정을 선별적이면서도 일관되게 설명하는 방법으로서 상황과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하나의 실마리가 어떻게 다음 실마리로 이어지는지 알려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혼란한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소통의 도구로서 스토리가 갖는 진정한 가치가 바로 이것이다. 스토리는 복잡한 것들을 일관되고 분명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스토리의 문제점은 고도의 선별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거칠게 말해서 스토리는 전체 그림을 제시하지 않는다.

 

스토리는 편집된 진실이다. 기자, 마케팅 담당자 들은 실화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없는 인과관계를 마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 도덕성

 

사람을 죽이는 것은 금기다. 그래서 모든 살인은 처벌 받는다. 그러나 많이 죽여서 나팔 소리를 울렸을 때는 예외다.

 

-볼테르,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S.L.A 마셜 준장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군 중 전투에서 무기를 발사한 사람은 4분의 1도 안 되었다. "전투가 실패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죽을까 하는 두려움'이 아니라 '죽일까 하는 두려움'이다.

 

도덕, 윤리는 지역과 문화에 따라 다르다. 마사게타이 사람들은 부모를 잘라서 먹는다. 부모는 자식 몸 속에 묻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에 묻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리에서 그런 짓을 했다면 끔찍한 모욕죄로 나라 밖으로 추방당하고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페르시아에서 남자는 자신의 어머니나 누나, 여동생, 딸과도 얼마든지 성관계를 해도 되고, 리디아에서는 어린 소녀가 결혼 전까지 당연히 매춘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리스에서 그런 짓은 혐오의 대상이다. 좋고 나쁜 것이 절대적이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일일 수도 있다.

 

 

◆ 단어

 

독일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가 사고를 규정한다.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규정하는지에 따라서 사람들이 인식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2005년 CBS 뉴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국 여성의 24퍼센트가 자신을 페미니스타라고 생각했다. 17퍼센트는 이 단어를 모욕적이라고 생각했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는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CBS 뉴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페미니스트의 정의를 "양성의 사회.정치.경제적 평등을 믿는 사람"이라고 제시한 경우,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은 24퍼센트에서 65퍼센트로 올랐다. 남성은 58퍼센트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다.

 

반면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정의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는 질문에 14퍼센트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특정 행동과 연관시키면 단어의 정의가 바뀌기도 한다.

 

 

 

어쩌면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여성들'이 하고 싶은 말도 그것일지 모른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말하는 여성들이 남성에 대한 적대감을 내뱉는다면 페미니즘의 실질적 정의는 나쁜 쪽으로 돌아섰다고 결론내도 할 말이 없다. 2014년 영국에서 남녀 정치 지도자들이 여성단체 '포셋소사이어티'에서 만든 티셔츠를 입고 지도자들이 사진을 찍을 때다.

 

티셔츠에는 "페미니스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티셔츠를 입어달라는 <엘르>의 요청은 거절 했으나 이렇게 말했다. "그게 여성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줘야 한다는 뜻이라면 맞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그런 뜻으로 쓴 거라면 맞아요, 나는 페미니스트에요. 영국의 남성 총리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게 만들었으니 이것도 페미니즘 운동의 승리라 할 만했다. 마거릿 대처조차 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 신념

 

미국 사람들이 제임스 워런 존스에게 끌렸던 첫번째 이유는 인종 평등에 대한 평생에 걸친 진실한 신념 때문이다. 1940년대 인디애나주에서 자란 그는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다. 당시는 아직도 국가가 흑인과 백은 사이의 결혼을 금지했고, 한때 인디애나주는 미국 내에서도 KKK의 힘이 가장 강력한 곳이라고들 했다.

 

존스는 아버지가 집에 흑인 친구들을 데려오지 못하게 한 후 몇년 간이아 아버지와 말을 섞지 않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존스는 1955년 인디애나폴리스 최초로 흑인과 백인이 함께 다니는 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존스와 그의 아내는 인디애나주 최초로 흑인 아이를 입양한 백인 부부가 됐다. 존스는 공산주의자이기도 했다. 인종 평등과 사회주의라는 두 신념은 존스를 그의 고향 인디애나주에서 외계인 같은 인물로 만들었다. 

 

 

 

 

 

 

그러나 두 신념에서 끌어낸 훌륭한 여러 가치 때문에 많은 추종자가 그의 교회로 찾아왔다. 누군가 학대를 당했다는 이이갸기 돌기 시작하고 존스는 캘리포니아를 버리고 가이아나 외딴 곳에 농사를 지으러 떠났다. 인종차별과 성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유토피아 정글 공동체에 대한 그의 비전에 고무된 수백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를 따라 남아메리카로 갔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들은 기립된 채 모든 정보와 지시를 존스에게 의존하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했다. 존스는 자신의 위력을 행사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성관계를 요구하고,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주었으며, 반대하는 사람은 때리고 그들에게 약을 먹였다. 그리고 존스는 집단 자살 예행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가루로 된 과일주스에 청산가리를 탔다. 수백 명의 추종자가 그걸 마셨다. 200명이 넘는 어린이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은 강제로 독을 들이키거나, 치사량의 주사를 맞거나, 총에 맞았다. 존스 자신은 총에 맞아 사망했다.

 

존스가 조장한 시념이라는 이름으로 총 918명이 가이아나에서 자살하거나 살해당했다. 신념은 개인들이 놀랄 만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역활을 하는데, 바로 집단을 똘똘 뭉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신념을 공유하면 편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어떤 인간관계에도 의미가 부여된다. 신념을 공유한다는 것은 가치관과 열망이 일치한다는 뜻이고 서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신념의 카테고리에서는 전에 읽었던 '오카다 다카시의 심리 조작의 비밀'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에서 많이 읽었던 내용이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신념에 빠져 모인 사람들은 전체주의 적 성향을 보이고, 좋은 의도로 모이고 시작했지만 결국은 좋지 않은 결말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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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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