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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인문학

철학입문 철학 역사를 만나다 요약 리뷰 저자 안광복

by 워니의서재 2019. 1. 7.


철학은 파편처럼 흩어진 역사적 사실들을 의미있게 엮어 주는 날실이고,

역사는 허공에 떠도는 사변들을 현실로 풀어 주는 씨실이다. 이 책의 맨 첫페이지에 있는 문장이다.

역사에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앞에 문장처럼 지나온 역사를 철학에서 물었던 질문을 던지며

되새겨보면서 왜 그런일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철학으로 풀어간다.



이 책의 역사는 서양철학의 태동 그리스부터 시작한다. 그리스의 철학자하면 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보통 세명이 제일먼저 떠오른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3명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세명의 철학자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민주주의 부작용으로 쓰디쓴 독배를 마시고 죽은 스승

소크라테스를 본 플라톤은 민중은 어리석다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엘리트 주의'를 꿈꾼다.

플라톤에 따르면, 국가의 계급은 생산자, 수호자, 통치자로 나뉜다. 교육은 이 가운데 수호자, 곧

사회 지도층인 군인을 양성하는데 집중된다. 이들의 선발과 교육 과정은 스파르타에서처럼 출생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수호자 중에서 뛰어난 자가 통치자가 된다.



플라톤의 철학은 한마디로 이상주의라 할 만하다. 그에게 현실은 모두 잘못된 것이고, 현실 너머에는

모든 게 완전한 세상, 이데아의 세계가 있다. 그래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현실을 이데아처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철저히 관찰과 실험을 중시했다. 학문을 크게 이론학과 실천학으로

구분했다. 이론학은 세계의 본질과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지금으로 치면 물리학, 형이상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천학은 정치, 가정생활, 윤리 등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의 목적은

'행복'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무엇이 옳은지를 알 수 없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피하라고 말한다.

중용을 취하라는 이야기다. 행복한 삶은 쾌락과 도덕 사이의 균형을 취하는 데서 나오고, 절제

있는 생활은 낭비와 인색을 피하면 이를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적은 양의 물은 쉽게 썩지만 많은 양의 물은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로 독재정권을 비유적으로 비판했다. 정치 전문가보다는 일반 대중이 더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면서 독재와 민주주의 중간에서 이상적인 정치체제를 찾았다.

민주주의 최악은 어리석은 대중이 수를 앞세워 정치판을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 중우정치다.

아테네가 바로 이런 상황에 놓여 있었다.



로마에서 철학을 떠올리면 아우구스티누스, 아우렐리리우스, 그리고 토마스 아퀴나스가 떠오른다.

미국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 문화또한 영국을 넘어서도 열등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듯 로마도

그리스를 군사, 경제, 문화를 다 뛰어 넘었음에도 그리스를 향한 열등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미국에서 영국식발음을 구사해야 사람들이 교양인으로 인정하듯 로마인들도 상류사회에서

그리스어를 사용해야 대접받을수 있었다.



스토아 철학에 따르면, 이 세상 일은 '숙명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세상만사는 이미 '우주의 섭리'에 따라 정해져 있어서 어쩔수 없다. 인간이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로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세상사에 맞서 마음을 다잡는 것뿐이다.

냉철하라. 이미 삶과 죽음은 신의 섭리로 정해져 있다. 네가 할수 있는 일은 오직 헛된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너의 앞에 놓인 임무를 충실히 하는 것뿐이다. 



스토아 철학 사상을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무언가 내가 잘못해도 다 신의 뜻이니까... 원래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신의 뜻을 잘

받들다가 죽으면 천국에 갈텐데... 라고 생각하며 의지할곳이 있으면 마음은 굉장히 편하다.

그런데 요즘은 개인 스스로가 노력하면 누구든 할수 있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스스로

노력했다고 생각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때 책임은 다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의지하고

기댈곳 없는 요즘 사람들보다 아마 저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행복도만 따진다면 저때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 추측을 많은 책에서 봤다. 자유는 선택할수 있는 기회가

생긴대신 선택에 따른 책임도 져야하는 것이 자유다.  



◆ 도덕과 의리는 한 제국의 뿌리 <유교>


유가의 창시자인 공자는 인이란 옳고 그름을 따져서 사람을 사랑함을 의미한다.

예는 남을 배려하며 자신의 위치와 주제를 잘 파악함을 말한다.


P64. 어른이 존경받지 못하고 법도가 사라진 집에서는 부모 자식 간에,

형제간에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웃어른이 진정한 권위를

되찾고 사람들이 다시 예를 갖추게 된다면 세상의 질서는 회복될 것이다.


춘추 전국의 혼란에서 승리를 거둔 쪽은 강력한 군사력과 엄한 법을 강조하는

법가였다. 법가의 사상을 바탕으로 나라의 기틀을 다진 진나라는 마침내 천하를 통일했다.

그러나 무력은 싸움할 때는 요긴한 수단이지만 평화로울 때는 애물단지일 뿐이다.

사회를 유지하려면 힘깨나 쓰는 사람보다 머리와 수단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공자의 사상은 4대가 흘러 한 무제 때에 이으러서 '국가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동중서라는 걸출한 학자의 손에 의해 가능했다.



노자


P76. 도는 곧 자연의 길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바다를 헤엄치듯이 자연은 가만히 놔두면 원래 주어진 길을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다. 이는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다. 억지로 자연을 거스르려 하지 않고 순리대로

산다면 모든일이 순조로울 수밖에 없다.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이웃

과 오순도순 산다면, 삶은 우주가 그렇듯 조화롭게 흘러갈 것이다. 덕이 있는 사람이란

이렇듯 자연의 길 곧 도에 따라 사는 사람을 많다.


'최고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고 억지로 하지 말고 흘러가듯 살라'


P78. 잘사는 나라일수록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 태평성대였다는 요순시대에도

그랬다. 그 당시 사람들은 임금이 누군지 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P79. 백성들의 삶이 고달픈 것은 위정자(정치인)들 때문이다. 인정사정없이 세금을 긁어 모으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계속 이상태로 가다가는, 민중들이 들고일어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달려들게 되어 몇 명을 죽이더라도 결코 다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노자는 통치자들에게 나누고 베풀 것을 강조했다. 자신을 낮추고 베풀어 백성들이

스스로 따르게 만들라는 뜻이다.


P79구절에서는 마르크스의 철하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동양서샹 막론하고,

사람 생각하는 것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80.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하라. 통제와 착취가 적은 곳에는 백성들이

모여들고, 충분한 자유가 주어지면 자율이 지배하는 법이다.



요즘 기업들에게 많이 하는말과 비슷하다. 직원들을 내버려두고 충분히 휴식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말과 비슷하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자유로운편이기는 하지만, 회의시간에 사장님이 들어올때는 예외의 경우다.

회의시간에 덜컥 들어와서는 편하게 말해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 의견을 제시하면

그 의견에 대해 피드백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직원들에게 주입시키려고 한다.

이미 거기서 부터 자유로운 분위기의 논점을 벗어나게 되버린다. 대부분 대한민국 회사들이 그렇다.

우리 회사는 상당히 직원들을 자유롭게 해준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심하게 간섭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간섭하는 것 같다.


◆ 조선의 학문 주자학 '권력은 지식에서 나온다'


고려말기 세습 귀족들이 주요 관직을 돌아가며 맡았고, 기득권이 굳어질 대로 굳어져서

어떤 개혁도 먹혀들지 않았다. 당시 신진 사대부들은 국가 경영에 대한 전문 지식은 물론

국가를 개혁할 비전과 능력까지 갖춘 진정한 인재였다. 그러나 부패한 귀족들은 이들의

진출을 가로막았다. 고려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신진 사대부들은 이성계를

중심으로 마침내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를 뒤엎는 데 성공했다.



권력을 잡은 신진 사대부들은, 철저하게 주자학의 이상에 따라 나라를 다스렸다.

이 점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겨림하면서 내세운 명분에도 잘 드러난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의 뜻을 거스르는 일은 대의에 어긋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아들이 아버지를 칠수 없다는 뜻이다. 윗사람의 권위가 서 있어야 가정이 안정되듯,

세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위계가 잡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주자의 가르침 가운데 신진 사대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구절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위기지학의 이념이다. 공부의 목적은 성인이 되는 데 있지,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함이 아니다.



둘째는 주자가 강조한 격물치지 정신이다. 인격 수양을 위해서는 먼저 사물을 연구하고 세상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무엇이 진정 올고 그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여기서 사물을 연구

한다는 것은 사물을 관찰하고 분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공자와 맹자와 같은 옛 성현들이

이런 작업을 완벽하게 해 놓았으므로 후대 사람들은 이들이 남긴 글을 깊이 되새기기만 하면 된다.


P129. 주자학은 통치 철학으로소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었다. 학문과 인격수양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나머지 소모적인 당파 싸움의 원인이 되곤 했다. 정치는 정책대결보다는 명분 싸움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



유학의 지식이란 엄밀히 말해서, 지도자의 품성에 대한 것이지 일상 실무에 대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정책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보다는, 인격이나 예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더 큰 공격

거리가 되곤 했다.


P130. 숱한 권력 투쟁 속에서, 유학의 수많은 명분들은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조선의 주자학을 보면서 요즘 정치판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정책보다는 정치인의 인격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발행하는 뉴스들이 그렇고, 각종 커뮤니티, SNS, 유튜브 등 굉장히 많은 플랫폼에서도

정책을 비판하기 보다는 정치인들의 태도논란이 더욱 이슈가 많았던 2018년이었다. 2019년에는 건설적인

정책토론으로 더 좋은 국가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누구 몸 어디에 점이 있다 없다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자신이 공약내세운 정책만 잘 수행하고 있다면 한 인간으로서는 그럴지 몰라도 정치인으로서는 잘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되었다.


철학, 역사를 만나다
국내도서
저자 : 안광복
출판 : 어크로스 2017.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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