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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by 워니의서재 2019. 3. 9.


여러권의 철학 책을 읽었지만 매번 거의 같은 철학자를 다룬 책이었습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다룬 철학 책들이었다. 그러나 명상록은 고대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에게 쓴 일기를 묶어서 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일기의 내용이 '스토아 철학'을 다루기도 하였고, 철학적인 주제도 많기 때문에 철학책으로 분류 되는듯 합니다.


※ 스토아 학파란?


스토아 철학은 우주 또는 하나의 목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통일적인 유기체이자 공동체로 보고서 세상의 국가에 비유한다. 따라서 우주에는 법이있고, 모든 것들을 이성과 본성에 의해 할당되고 배정되는데, 이것을 우주의 관점에서 섭리라고 하고, 우리의 관점에서는 운명이라고 부른다. 이성적 존재인 우리 인간은 우주의 이성과 법을 따라야만 참되고 행복한 삶이 될수 있는데, 이것이 이성을 지닌 존재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처음에 명상록을 읽을때 자신에게 쓴 일기라는 점을 염두하지 않고 읽다가 문득 자기계발서를 읽는 듯한 느낌의 의문이 들었지만 생각해보니 자기 자신에게 썻다는 점에서 느껴 자기계발서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기계발서라하면 자신이 성공한 방법을 책으로 출간하여 '이러한 방법'으로 했더니 나는 성공했으니 당신들도 해보세요.라는 느낌의 책이지만, 명상록은 오직 자신을 향해 자만하지 말고 부나 명예를 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장르로 궂이 분류하자면 '철학 에세이'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상록을 읽다보면 마르쿠스는 자신의 욕망때문에 타락하게 될까봐 두려웠던것 같습니다. 책에서 끊임없이 부와 명예욕에 눈이 멀어서 안된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쟁터를 자주 오가던 그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항상 함께했던 것 같습니다. 책에서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가 굉장히 반복으로 많이 언급됩니다. 



마르쿠스가 자신의 일기장에 쓴 내용의 대부분은 '엄격한 윤리' 철저한 자기검열과 스스로의 욕망을 억제하고 통제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전에 봤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성당의 교주 프롤로'가 한 집시여인을 보고 사랑과 성에관한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처음 그런 감정을 느꼈던 프롤로 교주는 자신의 마음을 억제하고 통제하려고 하지만 잘되지 않습니다. 프롤로 교주는 결국 자신의 마음을 훔친 집시여인을 악마라고 결론 내려버립니다. 그때 사람의 욕망을 무조건적으로 통제하면 참 힘들겠다는 것을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와 서사로 느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르쿠스처럼 훌륭한 군주로 평가되는 자식들의 행보는 대부분 좋지 못했습니다. 자기자신에게 엄격한 윤리와 통제를 요구했다면 자식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역사는 선왕다음 폭군이나 망나니 왕이 물려받게 됩니다. 아마도 선왕의 엄격한윤리와 욕망을 통제하려고들자 숨이막혀 오히려 더 엇나갔을것이라 생각됩니다. 마르쿠스의 아들 '코모두스'도 아버지의 엄격한 윤리때문에 삐뚫어졌을것이라 생각됩니다. 로마의 멸망을 알리는 신호탄이 코모두스부터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평가가 좋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로마제국'은 코모두스부터 카이사르까지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코모두스가 궁금하다면 '넷플릭스 로마제국'을 추천합니다.



마르쿠스가 전쟁터를 전전하며 쓴 일기가 명상록이라서 그런지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서술합니다.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원자가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마도 마르쿠스는 전쟁터에서 어제 대화했던 부하병사들이 하루아침에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을 수없이 봤을 것입니다. 전쟁터에 있는한 자신또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죽음은 흙이 되는 것이고, 신의 곁으로 가는것이다라고 담담하게 일기에 쓴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명상록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뽑아봤습니다.


P55. 우리는 자연적이고 본성적인 과정들에서 부수적으로 생겨나는 것들에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유의 해야 한다. 예를들어 빵을 굽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갈라지고, 그런 갈라진 금들은 어떤의미에서는 제빵사의 실패라고 할수 있지만 묘하게 우리의 마음을 끌어서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또한 무화과도 아주 잘 익었을때 갈라지고, 올리브 열매도 잘 익어서 나무에서 떨어져 썩기 직전에 가장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 이삭, 사자의 주름진 이마, 멧돼지 입에서 흘러나오는 거품은 그 자체만 따로 떼어서 보았을때에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지만, 자연적이고 본성적인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사실로 인해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어떤 아름다움과 매력이 있다.



위 문장을 읽으면서 사람이 나이를 먹고 점차적으로 늙어 노인이 되었을때를 비유한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빵을 굽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갈라지는 것은 사람이 늙어 노인이 되었을때 여기저기 주름이 생기면서 갈라지는 것을 비유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올리브 열매도 잘 익어서 나무에서 떨어져 썩기 직전에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것은 사람도 늙어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룬 그리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아름답다고 말한것은 아닐까?생각했습니다.



P200. 모든 존재하는 것을 주목하고서, 모든 것이 사멸과 흩어짐의 과정 중에 있다는 의미에서 이미 해체되어 가고 있고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 즉 모든 것은 죽기 위해서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하라.


P201. 전원에서 넓은 토지를 가지고 살든, 산꼭대기에서 살든, 바닷가에서 살든, 아니면 네가 원하는 그 어느 곳에서 살든 사람이 사는 것은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말라.



P208. 내가 오랫동안 그토록 애를 써서 돌봐주고 기도해 주고 생각해 주었던 나와 가까운 사람들조차 자신들이 좀 더 편해지게 되기를 바라며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 이 세상에서의 삶의 현실이다.


P209. 다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이런 질문을 네 자신에게 던지는 것이 습관이 되게 하라: "이 사람이 이 일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런 질문은 네 자신에게 먼저 던져서, 네 자신을 가장 먼저 면밀하게 살펴라.


명상록
국내도서
저자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Antoninus) / 박문재역
출판 : 현대지성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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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카페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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