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매우 활발한 상태인 렘수면 중에는 많은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중 하나는 기억력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한 이론에 따르면 렘수면 동안 뇌는 우리의 기억을 더욱 공고화시키고, 정리하며, 유지하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오래된 기억과 새로운 기억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새로운 기억을 활성화시켜 오래된 기억을 더 생생하게 만들고 접근성을 높인다.
아주 오래된 기억은 그 기억을 더욱 강화시켜서 연결고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만든다. 이 모든 프로세스는 우리가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수면 중에는 뇌에 새로운 외부 정보가 유입되지 않으므로 혼동을 일으키거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분은 재포장 중인 도로 위로 차들이 달리는 것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여기서도 같은 논리다.
하지만 기억을 활성화시키고 유지하게 되면 이 기억들은 ‘되살아’난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경험과 최근의 이미지들이 사실상 한데 뒤섞여버린다. 그 결과 경험의 앞뒤 순서에 대한 질서나 논리적인 구조가 사라진다. 그래서 꿈은 예외 없이 아주 비현실적이고 이상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이런 와중에도 집중력과 논리를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은 이렇게 허술하게 뒤섞인 꿈의 내용에 근거를 부여하려고 애쓴다. 우리가 꿈속에서는 그 상황을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며,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인데도 그 당시에는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 이유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데, 자는 동안 이런 물질이 청소된다고 한다. 따라서 뇌에게 수면이란 레스토랑이 점심과 저녁 사이 잠시 문을 닫고 정리하는 브레이크 타임과 같은 셈이다. 즉, 수면 중에도 뇌는 바쁘지만, 깨어 있을 때와 하는 일은 다르다.
렘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집중력이나 주의력,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스트레스 지수가 높으며, 기분이 저하되고 예민하며, 전반적인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뇌 이야기> (딘 버넷 지음, 임수미 옮김, 허규형 감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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