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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일상라이프

매운짬뽕을 먹었던날 기억은 추억이 되었다

by 워니의서재 2018. 9. 15.



결혼 전 아내와 함께 동네 중국집에 가서 짬뽕을 먹었다.

지금의 아내는 매운 것을 못 먹지만

그때의 아내는 자칭 매운맛 마니아였다.



중국집 문 앞에는 병마용 같은 동상이

하나 우직하게 버티고 서있었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모른 채...



이때만 해도 중국집에 가면

아내와 나는 메뉴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한 명 짬뽕 한 명 짜장면

각기 다른 메뉴를 주문해서 나눠먹지만,



그 당시엔 무조건 둘 다 짬뽕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덧대지 않은 순수한 짬뽕이지만

아내는 큰 굉음을 내며 위장 속을 달리는 매운맛을 좋아했다.



서빙하는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우리에게 다가왔다.

“손님 어떤 거 주문하시겠어요?”

짬뽕 두 갠데요, 한 개는 아주 맵게 해주세요.

아내가 나는 무조건 매운 거!!!라고 

말하는 듯 표정으로 말했다.




주문한 짬뽕이 나오고 숟가락으로

국물의 맛을 봤다.

아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하나도 안 매워~ 말하는 동시에 벨을 눌렀다.



( 종업원이 단무지 더 달라고 하려나? )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죄송한데 아직 안 매워서 그런데

더 맵게 해주세요. 아주 많이요.

아내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순간 종업원의 눈이 휘둥그레하며,

이것도 굉장히 맵게 한 건대 더 맵게요?

종업원이 기겁하며 말했다.



종업원은 부랴부랴 짬뽕을 들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2분 후....

짬뽕을 가지고 아내에게 주며,

주방장한테 아주아주 맵게 해달라고 했어요.


말하고서는 입꼬리 한쪽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분명 썩소는 아니었지만

이번엔 정말 매울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회심의 미소였다.



아내가 국물 맛을 보더니,

음... 이제 좀 먹을만하네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종업원은 “네 맛있게 드세요”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인생의 교훈에서 보면

작은 습관이 모여 큰 습관을 이루고

그 습관으로 자기의 목표를 달성한다고 한다.



아내 또한 그랬다.

짬뽕도 순간순간 매운맛이 모여

큰 매운맛을 만들고 아내의 혀는 마비되었으며

종업원의 회심의 미소는 목표를 달성했다.



지금 작은 것 하나가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쌓이면 커진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기억도 하나하나 쌓이고



좋은 기억이 많아질수록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이 에피소드를 말하면

서로 너무 웃겨서 깔깔대곤 한다.

음식의 대해 글을 쓰다 보니,

저번 주에 청라에서 먹었던 브런치가 생각난다.

맛도 있고 인테리어도 좋았는데

매운맛처럼의 특별한 추억은 없지만

해외에 온듯한 인테리어, 해외로 온듯한 스피킹 잉글리시

해외에 가지 않았지만 해외에 간 듯한 느낌을 준

청라 브런치 카페가 생각난다.

브런치 카페는 다음 이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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