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철학심리학

융의 영혼의 지도 리뷰 방탄소년단 추천

by 워니의서재 2019. 5. 3.

BTS추천으로 읽게된 책입니다. 방탄소년단 새 앨범에 영향을 많이 준 책으로 유명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난해하고 어려웠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몇가지 융의 용어들을 알아야 합니다. 그 중에서 우선적으로 융이 말하는 '자아'를 알아야 합니다. 자아는 의지, 욕망, 성찰, 행동의 중심으로서 자신이 체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아에 대한 정신 내용의 관계는 자아의식의 기준을 형성하므로 어떠한 내용도 주체에 표상되지 않는다면 의식이 될 수 없다." 자아란 정신 내용들이 '표상되는 주체'입니다. 자아란 거울과 같습니다. 더욱이 자아와의 연결은 감정, 사상, 지각 또는 환상 등을 의식적이게 하는 필수 조건입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자아는 좋아하지 않거나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거나 다른 내용과 양립하지 않는 내용을 억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무의식'입니다. 

 

 

강한 자아는 의도적으로 많은 양의 의식적 내용을 획득합니다. 반면에 약한 자아는 이 정도 일을 감당할 수 없어서 충동이나 감정적 반응에 쉽게 굴복합니다. 약한 자아는 쉽게 분산되며, 그 결과로 의식은 집중력과 동기의 지속성을 잃게 됩니다. 인간은 어지간히 정상적인 자아의 기능을 중지하는 동안에도 의식적으로 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의지적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수동적이고 비활동적으로 되게 하여, 카메라처럼 단순히 내면과 외부 세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억제된 상태로 의식적 관철을 지속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아와 폭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정신이 보통 관찰 대상에 함께 신속히 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처음엔 영화 속 인물들과 그 배경을 관찰하고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곧 영화 속 한 인물과 동일시합니다. 이제 자아는 영화가 주는 이미지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면 우리는 영화 속 인물과 행동을 지지하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영화 이미지로 의식에 생성된 감정과 사상의 영향을 받아 영화를 보는 동안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다 보고 극장을 떠난 뒤에 그 영향으로 폭력적이 되거나 강한 성적 욕구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자아는 감정, 동일시, 욕망 등의 자극을 받고 자아의 에너지를 사용해서 행동합니다. 따라서 자아는 내면의 정신과 외부 환경 자극에 쉽게 영향을 받게 됩니다.

 

 

자아는 어느 발달 시점이 지나면, 그가 자라고 교육받는 문화적 세계에 의해 한정되고 형성됩니다. 이것은 중심적 자아를 에워싼 자아 구조의 층 또는 표층입니다. 어떤 문화에서 자라며 가족과의 상호작용이나 학교에서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그 나름의 태도와 습관을 키워갈 때 점점 두꺼워집니다. 융은 이러한 성격을 '성격 1호'와 '성격 2호'로 구분합니다. '성격 1호'는 장기간에 걸쳐 성장해 문화적 습득된 자아 층을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 '페르소나'라고도 합니다. 성격 2호는 선척적 핵심 자아입니다.

 

융에 따르면, 자아가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충돌'입니다. 다시 말해 이 충돌은 갈등, 곤경, 고뇌, 슬픔 고통 등을 의미합니다. 특히 환경과 충돌로 발생하는 적당한 갈등과 좌절은 자아 성장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충돌은 재앙이 될 수 있으며, 정신에 심각한 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성장 초기의 자아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각한 정신적 외상으로 자아의 기능이 크게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아동 학대나 성추행과 관련된 경험이 정신적 재앙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P47. 현실과 충돌이 일어나면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잠재적 자아가 깨어나 세계와 관련을 맺는다. 

 

이 말은 현실과 충돌이 일어나면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그림자가 깨어나 페르소나와 갈등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설 데미안'에서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알은 세계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태오 나고자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융이 말한 그림자와 페르소나의 갈등이 이와 비슷한 듯합니다.

 

갇혀있던 그림자는 '페르소나'를 깨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을 겪게 됩니다. 이 갈등을 겪는 시기에 굉장히 고통스럽거나 우울합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그림자'가 이기게 된다면 '욕망의 화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어스에서 지하에 갇혀있던 도플갱어(그림자)들이 밖으로 나와 '페르소나'와 전투를 벌이고 승리하게 됩니다. 그 이후 그림자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서 '인간 띠'를 형성합니다. 이것은 First America를 외치며, 이민자 정책을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층'을 상징합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집이 없어서 월세 사는 20대들에게 공감하지 못하고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고 담합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해결될 때는 '페르소나'의 장점과 '그림자'의 장점이 조화를 이루고 자아는 한 단계 더 성장합니다.

 

융은 동료들과 함께 적합한 단어 연상 실험을 하였습니다. 흔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 이를테면 탁자, 머리, 잉크, 바늘, 빵, 램프 같은 단어 400개를 정리했습니다. 또 자극을 일으키는 단어를 피험자에게 하나씩 차례로 읽어주고 첫 번째로 떠오르는 각각의 단어를 대답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자극을 일으키는 단어들 중에 전쟁, 충실한, 때리다, 치다 등이 있습니다.

 

융은 이 실험을 결과로 낱말과 연관되어 나타난 무의식적 연상 작용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여기까지 프로이트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의 이미지는 전날 일어난 생각과 감정에 연결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융은 이러한 연상이 자극 단어와 반응 단어 사이가 아니라, 오히려 자극 단어와 숨겨진 무의식 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추론했습니다.

 

자극 단어의 일부는 무의식 내용들을 활성화하고, 이 내용들은 여전히 다른 내용들을 연상시킵니다. 자극을 받을 때 억압된 기억, 환상, 이미지, 생각에 형성된 연상 자료들의 망은 의식에서 '동요'를 일으킵니다. 이 '동요'들이 바로 콤플렉스 지표를 알려주는 표시입니다.

 

융은 누군가의 콤플렉스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의 반응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쉬운 예로 누군가 콤플렉스를 가지는 언어가 "키가 작네"라는 말이라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는 것처럼 "키가 작네"라고 말하는 순간 '콤플렉스'가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엘레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그다음 일어나는 일을 쉽게 예측할 수 있듯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을 자극해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5장까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재미있게 읽어나갔습니다. 그런데 7장부터 내용이 많이 어려웠습니다. 특히 생소한 용어와 단어도 있었고, 영적인 것을 다루다 보니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9장에서는 우주론까지 다룹니다. 1~6장까지는 주말에 카페에 가서 쉬지 않고 단번에 읽어나갔습니다. 그러나 7장부터 점점 늘어지다가 2주에 걸쳐 겨우 다 읽었습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아요.

 

https://wonysworld.tistory.com/436?category=329595

 

칼 융 집단 무의식 '원형'

작년부터 철학과 심리학 책을 즐겨보던 저는 언제가는 프로이트와 융의 관련된 책도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번 BTS의 앨범 컨셉을 '융의 영혼의 지도'를 모티브 했다고 하니 더 관심이..

wonysworld.tistory.com

https://wonysworld.tistory.com/444

 

칼 구스타프 융 페르소나와 그림자

방탄소년단의 신규앨범이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는 뉴스기사를 보고 책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르소나'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정확한 뜻은 모르고있었습니..

wonysworld.tistory.com

https://wonysworld.tistory.com/447

 

How to read 융 책리뷰

◈ 원형 '집단 무의식' 원형은 모든 개인의 경험을 초월하며 어떤 개인의 경험보다 앞서 존재하는 초인격적 본질입니다. 집단 무의식은 원형이라는 충실한 기억으로 만들어집니다. 옛날에 살았던 조상들이 경험한..

wonysworld.tistory.com

https://wonysworld.tistory.com/445

 

융의 어록 <융 프로젝트>

◈자아의 의식화 허용 여부 감정적 유형인 사람의 자아는 더욱 많은 정서적 경험의 의식화를 허락한다. 사고를 많이 하는 유형이라면 감정보다 이성 쪽이 의식화되기 쉽다. 이는 부분적으로 경험이 자아에게 얼마..

wonysworld.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