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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인문학

녹두꽃의 배경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기 전 조선 상황

by 워니의서재 2019. 5. 11.

◈근대를 향한 민중 사상의 태동

어떠한 학문이나 사상이 등장하기 전에 그 시대가 어떠한 상태였는지 배경을 알고 보면 더욱 이해가 쉽습니다. 동학사상이 창시되기 전 조선을 먼저 들여다보겠습니다. 영조 무렵 모내기가 전국으로 보급되면서 이모작과 넓은 땅의 경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소작료가 정액 방식으로 바뀌면서 소작인들의 독립성 또한 확보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라 경영형 부농이나 서민 지주가 생겨났지만 더 많은 수의 소작지를 잃은 농민들이 발생하면서 농민 계층의 양극화가 심해졌고, 많은 농민들이 농업이나 광공업 노동자, 장사꾼, 떠돌이 또는 도적이 되었습니다.

 

상업 또한 나라에서 허가받은 시전 상인들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영세 상인들이 늘어갔으며, 유통의 길목을 틀어쥔 지방 대도시 상인들과 밀무역으로 부자가 된 장사꾼들이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피지배층의 양극화 또한 농업과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돈을 모아 새롭게 성장한 상업 세력은 양반이나 관리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지만, 몰락한 피지배 계층은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과격한 반항 세력이 되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영국의 명예혁명과 프랑스혁명처럼 자연스레 신분 상승 욕구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정치 상황은 이러한 경제 발전을 충족시키기보다 억누르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몇몇 집안이 돌아가면서 정권을 쥔 세도 정치 상황에서 국가의 근간인 '삼정'은 더 문란해져 갔습니다.

 

'삼정'은 토지에서 세금을 거두는 '전정', 군대를 가거나 아니면 군대 가는 대신 옷감을 내주는 '군정', 춘궁기에 나라에서 백성들에게 곡식과 씨앗을 빌려주었다가 추수 때 받아들이는 '환정'을 가리킵니다. 이런 제도들 모두가 임진왜란을 전후로 무너져 버리면서 조선 후기 많은 민란이 줄지어 일어납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동학사상은 조선 사회가 총체적으로 병든 사회라는 인식을 가지고 출발하였습니다. 최제우는 나라에 못된 질병이 가득해서 백성들이 1년 내내 편할 날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최제우가 말한 질병은 천주교를 앞세운 서구 세력의 침략과 썩을 대로 썩은 조선의 모든 제도, 그리고 더 이상 상회를 이끌어 갈 지도력을 잃은 유교, 불교, 도교 등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동학사상입니다. 동학사상은 외세에 대항하고 민족의식을 앞세웠으며, 모든 사람이 한울님이고 평등하다는 이론을 담고 있습니다. 동학사상에는 이전까지 전통사상이었던 유교, 불교, 도교, 민간신앙뿐만 아니라 서양의 천주교까지 담겨 있습니다.

 

 

그 밖의 무속이나 풍수지리 같은 민간 신앙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동학경전에는 초능력을 지닌 귀신이 자주 등장하기도 하고, 동학도들은 21자 주문이나 그 가운데 핵심만 추린 13자 주문을 외우고 다녔습니다. '갑오농민전쟁' 당시 농민군 사이에는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라는 13자 주문만 외워도 총알이 피해 간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에 나온 신흥 종교들은 하나같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믿었습니다. 과거는 하늘의 법칙을 따르는 세상이었지만 지금은 하늘을 거스르는 세상이므로,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고 새 세상을 열겠다는 의지를 담아 '개벽'을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개벽에는 인간 정신의 잘못을 바로 잡는 '정신개벽', 외세를 몰아내고 민족 주체를 바로 세우는 '민족 개벽', 그리고 잘못된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사회 개벽'이 있습니다.

 

'정신개벽'은 모든 개벽의 근원으로서 동학사상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낡은 관습과 편견을 벗어나 인간의 존엄을 스스로 깨닫고 이를 통해 계급적 신분 질서를 넘어서서 인본주의의 완성을 이루는 것입니다.

 

※녹두꽃 후기

녹두꽃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왜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는지 배경을 알고 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책을 읽었습니다. 굉장히 내용이 좋은 것 공유하고 싶어 포스팅합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너무 궁지에 몰린 백성들은 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110984&start=s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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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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