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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여행

일본 오사카 여행 24시 이치멘 라멘

by 워니의서재 2018. 12. 8.


오사카에서 하룻밤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라멘을 먹기로 해서 도톤보리에 있는 이치멘으로 향했다.
바깥에서 보는 외부 인테리어는 한눈에 봐도 일본 음식점 느낌이 난다. 처제의 말에 따르면 블로그 보면
모두들 맛있다고 하여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입구에 들어섰다.



조명이 켜져 있지만 약간 어두컴컴한 골목 같은 느낌의 나무 사이로 좁은 통로문을 지나면 바로 자판기가 있다.
라멘 주문은 자판기에서 할 수 있다. 한국도 자동화 산업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지만 일본의 자동화는 한국을
넘어서는 것 같다. 로봇 페퍼까지 생각한다면 한국은 그나마 다행인 건지... 아마 들어오면 많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질 것 같다.



이 통로를 지나가면서 라멘의 대한 기대는 더욱 커져갔다. 일본현지에서 라멘을 정말 먹어보고 싶었다.



빨간색 자판기가 유혹하듯 서있다. 사용방법은 굉장히 간단하고, 아날로그의 느낌이 살아있다.



드디어 자리에 착석하고 태어나서 처음 보는 수도꼭지. 물 마실 때 이 수도꼭지를 이용해서 마신다.
처음에 왜 물은 안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경험이 있는 친절한 아내님께서 이거 수도꼭지로
먹는 거라고 가르쳐주셨다.



드디어 기다리던 라멘이 나왔다. 돼지고기와 김이 나란히 세팅되어있고 그 위에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는 정체 모를 검은색은 뭐지? 생각하고 있던 찰나 오지랖이 넓으신 아내님은 말했다.
"그거 모기 버섯이야." 라멘의 국물부터 떠먹어봤다. 내가 기대하던 맛이 아니었다. 라멘은 정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내 기준에는 한국의 라면이 더 맛있었다.

해외 나가면 무조건 그 나라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일본라멘만큼은 아니다.

다른 곳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처음 먹은 라멘은 실망이었다. 라멘의 맛을 떠올려 보자면
일단 국물 맛이 '부산 돼지국밥'의 국물 느낌과 비슷한데 훨씬 진한 국물이라 나에게는 느끼했다.
내가 '부산 돼지국밥'은 굉장히 맛있게 먹고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라멘의 국물은 굉장히 진하게
내려서 그런지 느끼해서 다 먹고 나서 커피가 너무 먹고 싶었다.



아침이라 배도 고프고 그래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어서 다 먹긴 했다. 아 도저히 못 먹겠다 정도는 아니고 
그냥저냥 먹을만했지만 맛있다고는 평가할 수 없는 맛이다.






라멘을 다 먹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저녁은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지만 아침에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남자 둘, 여자 둘 크게 웃으며 비틀비틀거리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어제 술을 많이 마신 것 같다. 아침 일찍 거리를 활보하니 그들의 일상을 더 자세하게 엿볼 수 있었다.
최근 뉴스에서 오사카 혐한에 대한 뉴스 기사가 자주 나온다. 내가 하루 있으면서 느낀 점은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혐오의 시선으로 쳐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몇 명 만나기는 했다.

그들이 한국을 혐오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일행이 느끼기에 위협적인 시선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렇게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본인들 무리를 한 3~4팀 정도 본 것 같다. 우리가 착각한 거 아냐?라고
대화하면서 최대한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오사카에서 교토로 이동하고 나서 더 확실해졌다.
교토에서는 그런 시선을 단 한 번도 느낀 적이 없었으니까... 오사카에 혐한이 있긴 있다.
다만 그런 사람이 많지는 않다.



일본은 번화가의 길거리는 정말 깨끗하다. 느끼한 속을 스타벅스로 달래고 싶었지만 아내와 처제는 교토 가서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오사카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깨끗한 길거리만 보다가 갑자기 박스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거리를 보자 인간다움을 느꼈다.
너무 완벽하고 깨끗해도 정이 안 간다.



외부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찍은 상점 사진이다. 오래된 장인의 손길이 닿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의 상점 곳곳을 둘러보다가 로봇 페퍼를 보았다. 일본 곳곳의 페퍼가 많다고 들었다. 일본은 공장 자동화를
넘어서 이제 서비스 업종까지 자동화가 확대되어 있었다. 한국도 프랜차이즈나 몇몇 식당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자판기에서 주문을 하고 바로 음식만 받는 시스템이 되어있긴 하지만 페퍼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어있는 로봇이다. 어느 정도의 감정까지 공유한다. 고객에게 상당히 친절하게 서비스한다.
만약 한국에도 '페퍼' 같은 시스템이 현재 상황에 들어온다면 상당히 많은 서비스 업종의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지금도 최저임금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한데 로봇 하나 렌탈해서 상점에서 일하게 하면
사람 하나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아무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점점 현실 속에 다가오는 SF 영화 속에서 나 볼법한 미래기술들. 대한민국은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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