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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날/드라마

블랙미러 시즌3 추락 결말 줄거리 리뷰

by 워니의서재 2019. 5. 8.

5월 6일 대체휴무로 하루 더 쉬게 되어서 오랜만에 '블랙 미러 추락'을 봤어요. 어차피 옴니버스 구성이라 사람들에게 가장 화자가 많이 된 에피소드를 선택했습니다. 지금 시대에 충분히 공감 가는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정말 나중에 이런 시대가 오지 않을까? 혼자 상상해본 적도 있어서 더욱더 끌렸어요.

 

블랙 미러 '추락'은 모든 사람들이 렌즈를 착용하고 상대방의 별점을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별점을 현시대와 비교하자면 신용 또는 평판과 비슷합니다. 신용이 낮으면 돈을 빌릴 수 없고요. 평판이 좋지 않으면 돈을 빌리지도 못할뿐더로 어디 가서도 좋은 대우를 받기 힘들죠. 현시대에서 평판은 사람들의 소문이나 편견으로 결정됩니다. 편견으로 결정되는 경우 미국에서 흑인이 범죄를 저질렀을 때, 경찰이 총을 쏠 확률이 높아지는 사례와 백화점에서 손님들의 의상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그럼 다시 블랙 미러 추락으로 돌아와서 주인공 레이시는 4에서 4.2 사이의 평점을 유지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레이시는 거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좋은 평점을 받고 싶어 해요. 왜냐하면 평점은 곧 지금 시대의 신용과 비슷하거든요. 신용이 높으면 대출받을 때 이자를 할인받듯이 평점이 높으면 이자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레이시는 이사 가고 싶은 집은 평점 4.5점을 채워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레이시는 '평판 관리 매니저'를 만나게 됩니다. 4.2점에 평점이 잘 오르지 않자 레이시는 '평판 매니저'를 만납니다. '평판 매니저'는 낮은 사람들에게 5점을 받아봐야 평판 점수는 굉장히 미미하게 올라간다고 조언합니다. 점수를 빨리 올리기 위해서는 평판이 높은 4점 후반대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때마침 레이시에게 기회가 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 나오미에게 결혼식 초대를 받게 됩니다. 나오미는 4점 후반대의 고평점 그룹에 속해있어서 레이시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레이시는 나오미 결혼식에 참석해 4점 후반대 사람들에게 좋은 평점을 받으면 순식간에 4.5점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레이시의 남동생은 나오미가 누나를 괴롭혔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결혼식 참석에 탐탁지 않았습니다. 결국 레이시는 남동생과 말다툼을 합니다. 남동생은 누나가 평점에 목메는 것이 꼴 보기 싫었기에 누나에게 낮은 평점을 줍니다. 집에서부터 평점이 떨어진 레이시.

 

남동생과 싸우느라 밖에서 대기하던 택시기사를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택시 안에서 가식적으로 나오미와 시끄럽게 통화를 하는 모습이 택시기사는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며 낮은 평점을 줍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레이시는 공항에 도착했는데 예약한 비행기가 취소까지 됩니다.

 

레이시는 다른 항공편은 없는지 문의합니다. 공항직원은 다른 항공편에 자리하나 가 남아 있지만 죄송하지만 4.2점 이상 손님만 가능하다고 대답합니다. 레이시는 4.2점이라고 반문하지만 남동생과 택시기사 때문에 평판 점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꼭 결혼식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 레이시는 참지 못하고 화를 내게 됩니다. 그러자  곧 보안요원이 찾아오고, 레이시에게 공항에서 나가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이에 레이시는 보안요원에게 욕까지 하게 되고, 24시간 동안 평판-1점 조치를 받고 나서야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레이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렌터카를 타고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결심합니다. 렌터카를 타고 도로 주행 중 배터리가 다돼서 충전소에 가보지만 굉장히 오래된 전기차라 케이블 단자가 맞지 않아 충전을 못합니다. 결국 히치하이킹으로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마음먹고 시도하지만 운전자들은 레이시의 평점을 보고 그냥 지나갑니다. 그러다가 5~10톤 정도 돼 보이는 큰 트럭이 멈춰 서고 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트럭을 운전하는 운전자의 평점은 1.4점이었습니다.

 

레이시는 위험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타지 않지만 운전자가 재차 반복해서 타라고 말하고는 안 타면 간단다는 시늉을 하자 할 수 없이 트럭에 오릅니다. 트럭 운전을 하던 운전자는 나이가 지긋한 노년의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레이시를 보고 평판 점수에 집착하는 모습에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참지 말고 화가 나면 화내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정말 나답게 살라고 조언하지만 레이시는 이때까지도 새겨듣지 않고 그녀의 말을 듣는 척 마는 척합니다.

 

 

운전자와 목적지가 다른 레이시는 차에서 내리고 다른 차를 얻어 타고 가게 됩니다. 그때 나오미에게 전화가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어서 나오미는 '평판 매니저'가 4점대 초반의 유년기를 함께 보낸 친구가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시뮬레이션이 나왔다면서 평점 2점짜리인 너는 이제 오지 않아도 된다고 직설적으로 전달합니다.

 

 

배신감을 느낀 레이시는 평판때문이었냐고 울면서 나오미를 원망합니다. 하지만 나오미는 너도 평판 때문에 내 결혼식 참석하는 거 아니었냐고 받아칩니다.

 

레이시는 끝까지 결혼식 참석에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혼식에 가는 길에 평점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레이시는 평점 때문에 출입이 되지 않아 험한 산길로 돌아서 갑니다. 늦지 않게 가기 위해 달리다가 넘어져서 드레스와 얼굴에 흙탕물을 뒤집어쓰게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결혼식장으로 향합니다.

 

결국 레이시는 결혼식장에 도착합니다. 레이시는 마이크를 잡아들고 자신을 괴롭혔던 나오미의 과거를 털어놓기도 하고, 욕도 합니다. 레이시는 나오미에게 정말 너의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고백하지만 보안요원에 의해 쫓겨납니다. 결국 레이시는 구치소에 갇히게 됩니다.

 

구치소 독방에서 건넌방에 있는 수감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평점을 확인하려고 하지만 렌즈와 스마트폰이 없어서 서로 평점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평점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오자 서로 욕을 주고받는 '욕 배틀'이 시작합니다. 근데 이들은 지금까지 하지 못한 말들을 뱉어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듯한 표정으로 욕을 주고받습니다. 

 

 

※블랙 미러 추락을 보고...

 

추락에서 평점을 주고받는 장면들이 마치 페이스북 좋아요와 인스타그램 좋아요를 연상케 합니다. 사람들과 만나면 인사 대신 서로 평점을 나누지요. 친한 사람이 아닌 그냥 카페에서 손님과 카운터 직원으로 만나도 평점을 나눕니다. 그런데 내가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니까 서로 암묵적으로 5점을 교환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룰을 지키지는 않죠. 가식적인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이유 없이 악플을 달거나 타인의 의견에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겠죠. 요즘 명색이 책 카페인데 비판적인 글이나 댓글이 달렸다고 추방당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가식으로 뭉쳐 피드백 없이 좋은 말만 주고받는다면 발전이 하나도 없겠지요.

 

단순히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댓글이나 비판은 물론 저도 반대합니다. 그런 댓글들이 남기는 것은 상처 외에 아무것도 없거든요. 또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한 댓글들도 볼 때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지식 자랑은 내가 배우는 것이 있고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겠지요.

 

 

결국 '블랙 미러 추락'도 많은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말하는 것과 비슷한 듯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휘둘려서 너 자신을 잃어버리지 말고 너의 삶을 살라는 메시지입니다. 칼 구스타프 융을 인용하자면 페르소나는 그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추락은 도입부에서 굉장히 예쁜 파스텔톤으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밤이 되면서 분위기가 어두워집니다. 마치 융이 말한 그림자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끝내 친구 나오미 결혼식장에서 주인공 레이시는 자신의 깊은 속마음을 다 털어놓습니다. 사실은 네가 부러웠고, 너와 정말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말하는 순간이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순간입니다.

 

이어서 감옥신에서는 그림자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평판은 사회적인 장치이자 도구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칼 구스타프 융은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성격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즉, '페르소나'가 사회적 인격입니다. 그림자는 내 안에 억압되어 있던 무의식적인 인격입니다. 사회적 성격에 맞춰 살면서 억압되어 있던 내 욕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인공 레이시는 현시대처럼 평판을 신경 쓰다가 정말 중요한 '자신의 삶'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 하는지가 아닌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타인이 높은 평점을 주겠지? 에 맞춰서 살고 있었습니다. 평점은 곧 타인의 시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본 문장 하나 인용하고 마치겠습니다.

 

짐수레에 질질 끌려다니지 말고, 스스로 바퀴를 굴리는 주인의 삶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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