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설정을 모르고 보면 굉장히 헷갈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샌 주니페로'는 죽은 사람들이 가는 곳입니다. 매트릭에서 아이디어를 얻은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람의 뇌를 조그마한 기계에 '자아'를 이식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거대한 기계에 사람의 자아가 담긴 기계를 삽입합니다. 그럼 죽어서도 '샌 주니페로'라는 가상공간에서 영원한 삶을 살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 줄거리 요약
주인공 '요키'는 1987년의 '샌 주니페로'에서 클럽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클럽을 둘러보고 있던 찰나에 '켈리'가 다가옵니다. 활발한 켈리의 성격에 금방 친해집니다. 하지만 켈리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요키에게 다가갑니다. "오늘 밤 나와 함께 우리 집에 가서 잘래요?" 하지만 요키는 약혼자가 있다고 거절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여운이 남아있던 '요키'는 용기를 얻어 다시 클럽으로 가서 켈리와 만납니다. 마음을 열었는지 요키는 켈리의 차를 타고 켈리의 집으로 갑니다. 집에 도착한 그들은 집에서 화끈한 밤을 보냅니다. 켈리는 여자랑은 처음이죠?라고 요키에게 물어봅니다. 요키는 저는 남자와도 여자와도 한 번도 성관계를 한 적이 없다고 대답합니다.
요키는 궁금해서 켈리에게 질문합니다. 언제부터 여자에게 성적 매력을 느꼈는지 질문합니다. 켈리는 한참 오래전부터 끌렸지만 속으로만 혼자 좋아했다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결혼해서 남편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일주일 후, 요키는 다시 켈리를 만나려고 클럽에 오지만 찾을수 없었고, 바텐더에게 켈리의 행방을 묻습니다. 바텐더는 켈리의 위치를 알려주지만 그곳에서도 켈리를 만나지 못합니다. 여기저기 떠 돌던 요키는 2002년 클럽에서 켈리를 만납니다. 하지만 깊은 관계를 원치 않는 켈리는 '센주니 페로'에서는 깊은만남은 좋지 않다고 요키에게 화를 냅니다. 충격받은 요키는 클럽을 나와 어디론가로 떠납니다. 걱정되었는지 켈리는 요키를 찾아 나섭니다.
'샌 주니페로'에서는 시스템이 설정한 80년대부터 90년대 2002년까지 시대별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도 하고 거기에 이미 뇌의 회로가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설정한 듯합니다.
너무 상심이 커 보이는 요키 모습에 켈리는 다시는 누구와의 만남에도 감정을 느끼지 않기로 했고, 이런 감정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당신을 만나서 결심이 흔들려 컵이 났다고 고백합니다. 그 후 그들은 해변가 집에서 함께 보내며 진솔한 대화들을 나눕니다.
요키는 일주일 후에 '그렉'이라는 남자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켈리에게 말합니다. 켈리는 자신의 수명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며 2년 전에 죽은 남편 때문에 '샌 주니페로'에 이주하지 않고 그냥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켈리는 요키에게 어디 사는지 물어보지만 요키는 꺼려합니다. 진심을 담아 켈리가 다시 한번 물어봅니다.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놀라지 않을 거야. 죽기 전에 실제로 만나보고 싶어."
결국 그들은 현실세계에서 만나게 됩니다. 현실세계는 요양원에 할머니가 간병인과 함께 어디론가 향하는 중입니다. 이 할머니가 '켈리'였습니다. 켈리는 요키를 만나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드디어 둘은 실제 모습으로 마주합니다. 하지만 요키는 켈리와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요키'는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었습니다.
요키는 21살 때 운전 중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병실에 누워있었습니다. 무려 40년 동안이나 그 상태로 누워 지냈던 것입니다. 요키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오로지 타인이 하는 말을 들을 수는 있었습니다. 요키의 가족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안락사를 반대합니다.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남자 간호사 '그렉'이 형식적인 결혼식으로 배우자가 되어 안락사에 동의하기로 한 것입니다.
결국, 요키는 안락사로 사망하고 '샌 주니페로'로 이주합니다. 켈리는 다시 '샌 주니페로'에 접속하고 거주민이 된 요키와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움직이지 못하고 40년 동안이나 침대에만 누워있던 요키는 얼마나 신이 날까요? 굉장히 행복해 보이고 들떠보였습니다.
요키는 켈리에게 청혼합니다. 하지만 켈리는 자신에게 딸이 있었다며, 딸은 젊을 때 사망했고 죄책감을 느낀 남편은 사망할 때 '딸'이 '샌 주니페로'에 없는데 내가 어떻게 거기 가서 행복하게 사냐며, 이주를 반대했다고 합니다. 결국 남편은 영원한 죽음을 선택합니다. 오랫동안 고민하던 켈리는 이제 준비가 되었다고 간호사에게 말하고, 결국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샌 주니페로'에서 기다리던 요키와 켈리가 만나고 자동차를 타고 해안가를 질주하면서 드라마가 끝이 납니다.
※ 블랙미러 샌 주니페로를 보고
이 드라마를 보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말 저런 세상에 살면 행복할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하더라고요. 샌 주니페로에서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인지 거의 모든 시간을 클럽에서 춤을 추고, 술 마시고 하룻밤을 보내는 것들만 나오더라고요.
너무 무의미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는 배우자와 함께 간다고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100년, 1000년 살면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고민되더라고요.
'테드 장'의 소설에서 봤던 문장이 기억납니다. 정말 지옥은 '신의 부재'야. 샌 주니페로가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아서 하루 종일 놀고먹는 장면만 나왔는데... 아마도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지금의 세상과 비슷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이트는 '일과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샌 주니페로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우울합니다. 불확실한 노년을 다루고 있어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보던 블랙 미러 에피소드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천국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본 분이라면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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