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다고 좋을까?
제 생각은 No입니다. 단순히 많이 읽기만 하는 행위는 안 읽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해요. 쉽게 생각하면 영화를 많이 본다고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아니죠? 수영을 많이 한다고 다 수영선수가 되는 것도 아닐 겁니다. 마찬가지로 책을 많이 읽는다고 다 사고가 넓어지지 않아요. 가장 큰 문제는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위입니다.
어떠한 관점을 읽으면 그와 반대되는 생각의 책도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그렇지 않아요. 마치 뷔페에서 음식을 고르듯 자신이 원하는 지식만 골라먹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독서를 하기 전에는 저도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의 환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년 동안 독서하면서 제가 가입한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서 점점 환상은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중용의 뜻은?
유튜브를 봤던 경험이 있으면 아실 거예요. 시청자가 일주일 정도 시청하면 그와 비슷한 영상만 계속 추천해주는 것을... 그래서 보수는 더욱더 보수화 되어가고 진보는 더욱더 진보화 되어가죠. 결국은 극우와 극좌로 치닫게 됩니다. 중간이란 게 없어집니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자신이 이미 구축한 지식을 점점 견고화시키는 독서를 합니다. 이 상황이 되면 책을 읽는 것보다 안 읽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용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느 책에서는 또 중용이 가장 나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의 뜻은 이것도 저것도 선택하지 않는 '우유부단함'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중용은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정책에서는 보수를 지지하지만 또 다른 정책은 진보를 지지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러한 행동을 보면 배신자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정치가 편을 갈라 싸우는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사람을 지지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내가 생각할 때 저 정치인은 정말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더라도 판단의 몫은 각자의 몫이 되겠죠.
예를 들면 상류층이 보수를 지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고요. 가난한 사람이 보수를 지지하는 것이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분명히 힘들어진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렇다고 자유 한국당이 정치를 잘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타인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것이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책 읽기보다 글쓰기?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 1년의 몇백 권을 읽었다고 올라오는 글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럼 같은 독서를 하는 입장에서 그 사람의 글이 올라오면 굉장히 퀄리티 높은 글을 쓸 것이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은 실망감만 안겨줄 뿐이었습니다. 독서량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한쪽으로 치우쳐진 생각도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생각이든 양쪽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역사를 바라볼 때도 무조건적으로 한국에 입장에서 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고요. 과거의 조선이 일제강점기를 겪은 것 또한 일본의 문제도 있지만 조선의 문제도 굉장히 심각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헬조선'이라고 잘도 비판하면서 역사를 바라볼 때에는 조선을 비판하면 매국노 취급을 받습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모순적인 상황이 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책 읽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하려면 다양한 생각과 관점이 필요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쳐진 생각은 빈약한 논리를 가진 글이 됩니다. 더 설득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책과 서로 반대되는 주장이 담긴 책을 읽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결국 얼마나 많은 책을 읽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다양한 책을 읽고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사고의 폭을 넓히려고 읽는 거잖아요. 하지만 독서를 하면 할수록 사고의 폭이 좁아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스스로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더라고요. 책을 읽고 그냥 맹목적으로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시험 볼 때 정답을 외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뭐든 원인을 외부로 돌리는 생각은 아무런 발전을 주지 못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으로 얻은 교훈입니다. 결국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면 나부터 움직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누군가 나를 위해 세상을 바꿔주지 않아요. 내가 남을 위해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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