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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인문학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by 워니의서재 2019. 6. 11.

아무리 오랫동안 실전 경험을 쌓아도 창의성이 길러지기는커녕 기계처럼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양 인문학에서는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의 경험은 헛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마시대 부터 서양 인문학은 농부가 씨를 뿌리기 전 밭부터 갈아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밭을 가는 것을 '인문학'이라고 했습니다.

 

유럽 근대사에서 처음으로 '인문학자'라 불리던 사람은 14세기의 이탈리아 시인 페트라르카입니다. 페트라르카는 괴짜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이지만 교황청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프랑스 발령으로 주로 프랑스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유난히 로마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시에서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라는 구절을 읽고 너무 큰 감동을 받아 몸소 남프랑스의 방투 산을 등반했을 정도였습니다. 방투 산은 나무가 자랄 수 없는 하얀 석회로 뒤덮인 데다가 작열하는 태양볕과 거센 바람만 휘몰아치는 삭막한 곳으로 사람이 오를 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부잣집 아들이 치렁치렁한 실크옷과 꽃신을 신고 모레바람을 맞으며 이 황량한 산을 오르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이 돌아버렸다고 놀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등산이 오히려 유행이 되었고, 페트라르카는 유럽 역사상 처음으로 산을 오른 레저등반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페트라르카가 이렇게 로마에 관심을 가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직식인들은 유럽이 옆 중동 국가에 비해 경제, 과학, 의학 모든 면에서 뒤처져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페트라르카는 세계를 호령했던 로마인들의 노하우가 유럽을 위기에서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선조들의 정신세계를 연구했던 것입니다.

 

 

로마제국의 시민계급은 수많은 이민족을 정복하고 그들을 데려다가 노예로 삼아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그들은 엄청난 부를 훈련되지 않은 자손들에게 그냥 물려준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강인한 몸과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갖추어 로마가 정복한 노예들을 힘과 지식으로 누를 수 있는 '자유인 자격', 즉 'Liberal Arts'를 가르쳤는데, 주로 교훈으로 가득 찬 옛 영웅들의 성공담과 실패담을 통해서 가르쳤습니다.

 

이 교훈들 속에 로마의 성공 비결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 페트라르카는 전 세계 수도원을 돌며 로마인들의 후새 교육을 위해 쓴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벨기에의 한 도서관에서 우윤히 그동안 막연하게 존경해 온 고대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의 책 한권을 발견합니다.

 

그는 이 책에서 '역사와 문학에 대한 공부가 자유인에게 꼭 필요한 인간성 humanitas를 연마하는 데 가장 필요하고도 좋은 방법이라는 구절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인문학의 부활로 유럽이 얻은 놀라운 결과는 역사가 증명합니다.

 

르네상스 이전만 해도 유럽은 세상에서 가장 지식 수준이 낙후된 미개한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페트라르카가 인문학 공부를 부활 시킨 후 약 300년 동안 계속해서 전 세ㅖ의 경제, 문화, 풍습, 정치에 관한 창의적인 틀을 만들어내 세계 문명의 견인차가 되었습니다.

 

스위스 철학자 알래 드 보통은 인문학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면 인문학 없이는 비즈니스에서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객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화, 심리 상태, 사회적 위치에 따라 니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알랭드 보통에 의하면 '비즈니스 논리'는 "어떻게 하면 다른 호텔의 경쟁을 뿌리칠까?"이지만 '인문학'은 도대체 인간의 내면 어디에 호텔에 대한 니즈가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호텔 경영의 '경제학적 접근'은 사람들이 왜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지 알아내기보다 당장 다음 휴가철에 몇 퍼센트의 요금 할인이 고객 유치에 유리한지에 관심을 기울인다며 고객을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는 회사는 결정적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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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문학 - 언어천재 조승연의 두 번째 이야기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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