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어디서 나오는가?

뉴욕의 사진가 척 클로스는 창의성에 대해 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손이 마비되는 위기를 겪은 척 클로스는 오히려 이 상황을 창의적인 기회로 승화시킨 사람으로 유명해져 미술 역사에 남게됩니다. 척 클로스는 뉴욕에서 열린 예술 장려를 위한 행사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시상식 연설이 끝나자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갑니다.

 

그는 병원에서 갑작스런 신경근육계 마비로 남은 인생을 반신불수자로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고통스럽고 지루한 물리치료 끝에 팔을 간신히 움직이고 몇 걸음 걸을 수 있는 정도로는 회복이 되었지만 온전한 몸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섬세한 붓 터치로 명성을 얻은 그에게 손을 자유롭게 쓸수 없게 된 것은 가장 큰 치명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척 클러스는 손목에 붓을 묶어 그림을 그리며 계속적인 작품활동을 해나가면서 새로운 기법과 스타일을 창조합니다.

 

가벼운 붓 터치를 하는 대신 사진 위에 무딘 손놀림으로 그릴 수 있는 큰 사각형을 여러 개 그려 멀리서 보면 사람의 얼굴이 입체로 보이게 하는 새로운 표현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는 장애와의 싸움을 '현실주의 사진'이라는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찍고 그 위에 잉크, 콩테, 붓 터치로 얼굴의 질감과 입체감을 표현하는 창의적인 기법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사실 그의 창의적인 사진 스타일은 반신불수가 된 장애를 이겨내려는 여러 시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완성된 것입니다.

 

척클로스는 언론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새로운 예술 기법을 발명할 수 있었던 창의성이 어디서 나오는지 비멸을 묻자,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계속 작업을 하면서 이것저것 해본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해보는 기간은 상당히 길었습니다. 그는 한 작품을 무려 13년에 걸쳐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 아바타,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카메론의 작품이 퀄리티가 높은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

 

척 클로스는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영감은 아마추어들이나 찾는 것이죠. 우리 '프로들'은 그냥 아침에 작업실에 일하러 갑니다. 꾸준히 작업을 하는 행동 자체에서 무엇인가가 자라나기를 기다립니다. 일하다 보면 새로운 문이 발견되고, 그럼 그 문을 발로 걷어차죠. 그냥 앉아서 '위대한 예술적 아이디어'만 찾는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길이 나타납니다.

 

이런 규칙적인 반복은 오히려 예술가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매일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없애주니까요.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는 누구나 다 알죠. 어제와 같은 일을 할 테니까요. 그리고 내일도 오늘과 같은 일을 하게 되겠죠. 그 일을 꾸준히 하면서 어느 기간 동안 버티면 뭔가는 되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 창의성에 대한 오해는 예술가들의 마케팅 기업가들이 만들었다고 해석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프랑스 시인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경우 그 오해와 진실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라마르틴은 자신의 시 쓰는 방법에 대해 "정원을 걸으면서 명상을 하다보면 갑자기 하늘에 쓰여 있는 시구가 보인다"며 말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라마르틴 사망후 발견한 그의 유품에서 같은 시를 수백 번 수정한 노트가 나왔습니다. 결국 라마르틴의 탁월한 시적 능력은 영감에서 나온것이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쓰고 또 쓰고 고쳐쓰다가 자라난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라마르틴은 천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시집을 많이 팔았고, 그가 만든 천재의 이미지가 인문학 안에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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