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일본 JAL의 한 국내선 기내에서 40대 여성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출구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비행기는 막 착륙 준비 등의 불이 들어온 상태였습니다. 여성의 돌발 행동의 승객들이 놀랐습니다. 승무원 그녀를 진정시키느라 진을 뺐습니다.
이 여성은 아주 유명한 만화가 '사가모토 미메이로'였습니다. 그녀의 돌발행동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한살정도 되어 보이는 아기가 비행기 이륙 때부터 1시간 가까이 우는 소리 때문에 참다 참다 인내심이 다해 '돌아 버렸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카모토 미메이로는 갓난아이의 엄마에게 "아기 엄마! 비행기를 처음 탄것 같은데, 아기가 더 클 때까지 비행기에 태우면 안 돼요. 갓난아기라고 뭐든 봐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라며 쏘아붙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된건 사카모토 스스로 잡지에 글을 기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당시 분이 안 풀렸는지, 착륙 후 항공사 측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녀가 항공사 측에 요구한 내용 중 기내 방음 칸 설치 등 비교적 합리적인 것도 있었지만, 무리한 것도 있었습니다.
우는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인다거나, 2세 이하의 유아는 비행기 탑승을 금지해야 한다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녀의 행동은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고 승객들에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주는 행동이었습니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심각하게 저해한 행위입니다.
특히 착륙 직전의 비행기에서 출구 쪽으로 달려간 행동은 법적으로도 처벌이 가능합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언론도 비판 여론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본인의 생각이 다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웹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만화가 사카모토의 입장을 옹호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12만 명이 참여한 야후재팬 조사에서 큰 소리로 우는 갓난아기는 비행기에 태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37%에 달했습니다. 다른 뉴스 전문 사이트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가 갓난아기의 비행기 탑승은 민폐라고 답했습니다. 민폐가 아니라는 의견은 30%에 불과했습니다.
일본에서 갓난아기를 둘러싼 이런 논란은 낯선 일이 아닙니다. 2014년 3월에 베이비시터에게 두 살배기 남자아이를 맡겨다가 아이가 숨진 사건에 대해 전직 국회의원이 "모르는 사람에게 아기를 맡기는 것은 안이한 데다 개념 없는 짓"이라며 아기의 엄마를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사건으로는 지하철에서 한 60대 노인이 통행에 방해된다며 유모차에 탙 갓난아기를 폭행해 형사사건으로 비화되기도 했습니다. 모든 논란에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난의 화살이 엄마에게 향한다는 점입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민폐 끼치는 아이를 방치하는 엄마를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자신의 사정을 우선시하는 엄마에게 끌려 다니다가 함께 욕먹는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많은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평가 = 자신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해 자신이 추궁받고 비판받지 않을까 불안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이에게 잔소리를 심하게 하고, 매를 들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엄마는 비난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아예 외출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학자들은 육아 중인 엄마와 아이들을 사회 전체가 고립시키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참고자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005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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