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커피 구분하기

능숙한 커피 애호가는 로스팅하고 1~2주만 지난 커피에서도 향미의 변화를 감지한 반면, 식별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로스팅한 지 2~10개월이 지난 뒤에야 맛이 변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정의로 맛을 구별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합니다.

 

화학반응과 신선도를 연관 지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로스팅이 커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밝혀졌고, 실제로 이 영향은 로스팅이 끝난 후에도 이어집니다.

 

커피콩은 직접적인 영향력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계속 변화할 뿐만 아니라 화학반응도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런 변화를 감각 반응과 연관시키려고 시도한 연구자들도 있지만, 설명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 전체적인 그림을 어렴풋이 이해하는 정도입니다.

 

로스팅하는 동안 많은 기체 또는 휘발성 화합물이 방출되거나 생성됩니다. 로스팅 후 24시간 안에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대량의 기체가 커피콩에서 방출됩니다. 이런 현상은 몇 개월간 이어지며, 더 많은 휘발성 물질이 빠져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의 향이 옅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휘발성 물질은 더 이상 콩 안에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휘발성 물질의 손실이 커피의 신선함을 뺏는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휘발성 물질은 콩 안에 갇혀 있다가 밖으로 퍼지기 때문에 커피콩 입자의 크기는 이들이 방출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위 부피당 표면적이 더 큰 작은 입자는 휘발성 물질이 퍼질 수 있는 거리가 더 짧습니다.

 

로스팅을 한 뒤에 바로 커피를 분쇄하면 이산화탄소의 26~59%가 즉각 방출되며, 단위 부피당 표면적이 더 넓은 작은 커피콩 가루에서 더 많은 양이 빠져나갑니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은 커피콩 화합물의 산패입니다. 지금까지는 커피 산패 연구의 주요 대상이 지방과 기름이었지만 다른 분자들도 반응하고 산패에 한몫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산패 : 유지를 공기 속에 오래 방치해 두었을 때 산성이 되어 불쾌한 냄새가 나고, 맛이 나빠지거나 빛깔이 변하는 일이다. 

 

특정 산화 반응의 발견과는 별개로, 산소에 노출된 커피가 노출되지 않은 커피보다 더 빠르게 신선함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커피의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간접적인 요인은 주변의 온도입니다.

 

고온은 화학반응의 속도를 증가시킵니다. 그러므로 방이 더 따뜻할수록 기체가 더 빠르게 방출되고 산패 현상도 더 빨리 진행됩니다. 또 커피가 습기에 노출되면 수분을 흡수하면서 신선도 하락을 촉진시킵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신선한 커피와 몇 주 정도 지난 커피의 차이를 감지하지도, 실온에서 보관되었는지 냉동고에 보관되었는지 구분하지도 못했습니다. 커피콩을 볶은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커피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커피콩을 볶은 날로부터 8~9개월이 지난 경우, 커피 전문가는 커피 간의 차이를 쉽게 묘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커피에 정통한 사람일수록 커피콩이 다른 조건 하에 저장되었는지, 저장 기간이 상이한지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커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짐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로스팅한 이후부터 신선하지 않으니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해주는 정확한 답은 없습니다. 향미의 호불호는 개인의 감각적 예민함과 선호에 달려 있기 때문에 답은 언제나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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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