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때부터 20대까지의 관심사는 대부분 연애 일 것입니다. 그때는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이성의 마음을 얻을까?라는 주제로 자주 대화했었습니다.
누군가는 무조건 잘생겨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이는 남자다워야 좋아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또 돈이 많아야 한다 등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의견은 자주 눈에 띄면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자주 보면 정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수백 차례 실험으로 사실로 입증되었습니다.
피츠버그대의 치러드 모얼랜드 교수는 성격심리학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에게 A, B, C 그리고 D라고 쓰인 네 여성의 사진을 보여준 후, 각 사진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 여성들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사진 속 여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가?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은가?
네 여성은 모두 전형적인 학부생 같은 외모였습니다. 비슷한 나잇대에 평범하게 차려입은, 학기 중에 옆자리에서 수업을 들었을 법한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사실 이 수업은 학생들 몰래 진행된 정교한 실험의 일부였습니다. 사진 속 여성들은 그 학기 동안 실제로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들은 수업이나 시작되기 몇 분 전에 도착해서 강의실 앞쪽으로 천천히 걸어내려가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강의 중에는 조용히 앉아서 수업을 듣고 필기를 했습니다. 강의가 끝나면 짐을 챙겨 다른 학생들과 함께 강의실을 나갔습니다.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 말고는 다른 학생들과 거의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모얼랜드 교수의 수업은 학기당 마흔 번 이상 진행되는데, A여성은 한 번도 오지 않았고, B 여성은 다섯 번, C 여성은 열 번 그리고 D여성은 열다섯 번 출석했습니다.
사람들이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저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긴 생머리를 선호하지만 누군가는 단발머리를 선호합니다. 어떤 여성은 키가 큰 구릿빛 피부의 잘생긴 남성을 좋아하지만 어떤 여성은 그와 반대되는 남성을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여성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가 저마다 달랐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A여성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학생들은 C 여성을 더 좋아했습니다. B 여성의 눈이 마음에 든다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D여성 더 매력적이라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의견에는 한 가지 패턴이 뚜렷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에 더 자주 참여한 여성을 더 매력적인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그들은 수업에 열다섯 번 출석한 여성을 열 번 출석한 여성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열 번 출석한 여성이 다섯 번 출석한 여성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누군가와 마주치는 빈도가 높을수록 상대에 대한 호감도는 높아졌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이런 의문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열다섯 번 출석한 여성이 가장 예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실험에선 아니었습니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사진 속 여성들의 매력도는 엇비슷했습니다. 노출 횟수에 차등을 두지 않았을 때, 네 여성은 똑같아 보였습니다.
"혹시 학생들이 자주 출석한 여성을 더 잘 알았던 게 아닐까?" 그 역시 아니었습니다. 여성들은 수업에 참석하는 동안 언어적으로든 비언어적으로든 어떠한 식으로든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노출 횟수 때문에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개념은 잘 믿기지 않지만 수백 차례 실험으로 실제 증명되었습니다. 대학 졸업앨범 속 얼굴이나 광고 메시지, 신조어, 과일주스, 심지어 건물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더 자주 접한 것일수록 더 선호합니다. 익숙함이 호감으로 이어집니다.
또 다른 예는 사람들은 사진에 찍힌 자신의 얼굴은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매일 거울로 보던 모습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얼굴의 좌우가 정확히 대칭인 사람이 많지 않은데, 거울은 사람의 얼굴을 반대로 보여 줍니다.
따라서 평소 반대의 얼굴에 익숙한 사람들이 자신의 좌우를 그대로 찍은 사진보다 거울 속 얼굴에 친숙함을 더 느끼는 것도 단순 노출 효과 때문입니다.
단순 노출 효과는 마케팅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우리가 TV를 볼 때 프로그램 중간에 계속해서 같은 광고가 나오기도 하고, 연예인들이 앨범을 내기 전에 예능에 출연해서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능에서 이미 호감을 얻으면 음악성도 괜찮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매일 등굣길 또는 출근길에 만나는 이성에게 한 번쯤 호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겁니다. 이 또한 단순 노출 효과 때문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두에게 통하지는 않습니다^^;
어떠한 방법이든 맥락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상황에 사용해야 합니다. 만약 매일 보는 이성에게 고백을 결심했습니다. 드디더 그 날이 오고 고백을 강행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다른 이성에게 고백을 받고 이미 연인이 되어 있다면? 아무 소용없겠죠? 광고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 그 기업의 이미지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는데, 광고를 무리하게 반복해서 강행한다면 사람들은 오히려 더 거부반응을 보이겠죠^^; 이점을 잘 기억해서 맥락에 맞게 잘 적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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