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부터 왜 남자 단추와 여자 단추 방향이 다른지
항상 궁금했는데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 이유를 우연히 본 책에서 발견했다.
의류업자들이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의상 획일적인
표준을 고수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성복과 남성복에 달리는 단추의 위치가
정반대라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그것이 완전히 임의로 정해진 것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남성복이 여성복보다 더 합리적인 위치에
단추가 달린 데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녀 구분 없이 전 세계 인구의 약 90퍼센트가 오른손잡이고,
오른손잡이는 당연히 오른손으로 단추를 잡고 구멍에
끼우는 게 훨씬 더 편하다. 그런데도
왜 여성복의 단추는 왼쪽에 다는 것일까?
이는 역사적 배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례다.
17세기에 처음 세상에 선을 보인 단추는 당시에는
부자들이 입는 고급 의상에만 달렸다.
그리고 당시 부유층 남자들은 스스로 옷을 입었던 반면
부유층 여자들은 하녀들이 옷을 입혀주는 게 관례였다.
따라서 여성복의 경우 단추를 왼쪽에 달아야 오른손잡이인
하녀들이 더 쉽게 입혀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남자의 경우 오른손으로 왼쪽 허리께에
꽂힌 칼을 뽑을 때 칼이 셔츠에 걸리지 않도록
단추를 오른쪽 옷자락에 다는 것이 편리했다.
오늘날에는 아무리 부유한 여성이라고 해도
하녀가 옷을 입혀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여성복의 단추는 왼쪽에 다는 것일까?
규범은 일단 세워지면 잘 바뀌지 않는다.
모든 여성용 셔츠 왼쪽에 단추를 다는 것이 보편적이었던
시절에 어느 의류업자가 오른쪽에 단추가 달린 셔츠에
익숙해진 상태였을 것이고, 따라서
그런 익숙함을 깨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습을 정착시키기
위한 상당한 시간과 비용과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몇몇 여성들은 오른쪽에 단추가 달린 셔츠를 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어색하게 여겼을 것이다.
사람들이 남성용 셔츠를 입고 나온 것으로 오해할까 봐.
이런 전통을 깨려는 의류업자나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혁신가들이 세력을 모아 나서지 않는 한 이런 관습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런데 이런 미미한 불편의 해소라는
'편익'을 위해 세까지 규합하는 '비용'을 들이려 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출저]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 뚫는 힘
로버트 H. 프랭크(지은이), 안진환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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