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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기생충 스포주의 결말해석 feat 칼 구스타프 융

by 워니의서재 2019. 5. 31.

※줄거리 먼저 보고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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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스포주의 후기 줄거리 리뷰

제목에도 써놨듯이 이미 영화를 봤거나 스포 당해도 상관없는 분들만 읽어주세요. 저는 영화보기 전에 읽는 리뷰는 쓰지 않습니다. 그럼 줄거리부터 간략하게 요약하고 후기로 넘어갈게요. ※ 기택(송강호), 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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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본 관점

 

 '돌'은 흔히 표현하는 '굴러온 돌'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새로운 경력직이 들어오면 굴러온 돌이라고 많이 표현합니다. 기우의 친구 역을 맡은 박서준이 기우에게 돌을 준다는 것은 박사장 가족 저택으로 굴러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회사에서 흔히'박힌 돌'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한 회사를 오래 다닌 경력직입니다. 하지만 새로 '굴러온 돌'은 사장에게 '박힌 돌'만큼 신임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신뢰가 쌓여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굴러온 돌' '박힌 돌'의 자리가 탐이 나기 마련입니다.

 

이때 방법은 대부분 실력으로 뛰어넘기보다는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내쫓아서 자신이 신임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때 회사에서 혼자서 내 쫒기 힘들기 때문에 자기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다니던 직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회사로 계속 영입해서 세력을 확장합니다. 그 이후 '굴러온 돌' 세력이 '박힌 돌'과 전쟁에서 박힌 돌의 사람 몇 명을 쳐내게 되면 '박힌돌'의 사람들이 '굴러온 돌'로 돌아서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숙주'를 하나 두고 '기생충'끼리 전쟁하는 장면을 연상케 합니다.

 

기생충들은 실력으로 자리를 지키려고 하기보다 자신들끼리 서로의 의자를 빼앗는 것을 비판한 듯합니다. 포스터에도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약자끼리 협의했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는데 결코 타협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자리를 빼앗으려고만 합니다.

 

 

◈ 칼 구스타프 융으로 봤을 때

 

-책 속 문장

융에 따르면, 자아가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충돌'입니다. 다시 말해 이 충돌은 갈등, 곤경, 고뇌, 슬픔 고통 등을 의미합니다. 특히 환경과 충돌로 발생하는 적당한 갈등과 좌절은 자아 성장을 위한 최상의 조건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충돌은 재앙이 될 수 있으며, 정신에 심각한 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기생충

지하실에서 기존에 있던 '박힌 돌'의 가족과 새로 들어온 '굴러온 돌'의 가족들과 한바탕 충돌이 일어납니다. 이들은 갈등과 고뇌 슬픔을 함께합니다. 이때 적당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타협은 무산되고 재앙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가사도우미 이정은의 남편은 정신에 심각한 해를 입게 됩니다. 

 

-책 속 문장
갇혀있던 그림자는 '페르소나'를 깨고 밖으로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갈등을 겪게 됩니다. 이 갈등을 겪는 시기에 굉장히 고통스럽거나 우울합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그림자'가 이기게 된다면 '욕망의 화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기생충

프로이트나 융은 '무의식'을 지하실에 비유하곤 합니다. 지하실에 갇혀있던 억압된 '그림자'는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이 그림자는 가사도우미 이정은의 남편입니다. 계속해서 지하에 갇혀 억압된 삶을 살다가 타인과 마주하여 갈등을 겪고, 아내가 사망하는 계기로 분노하게 됩니다.

 

이 장면을 오늘날 현실에 비춰보겠습니다.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던 사람이 사회생활 도중 계속 좌절을 겪고 억압되어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밖에 오랜만에 나옵니다. 이미 이 사람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사람들이 수군수군 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사람은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타인이 자신을 욕하거나 흉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 사람의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단어가 들리거나 혼자 오해하는 경우 '트리거'가 당겨지고 '묻지 마 살인'같은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책 속 문장

융은 동료들과 함께 적합한 단어 연상 실험을 하였습니다. 흔하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 이를테면 탁자, 머리, 잉크, 바늘, 빵, 램프 같은 단어 400개를 정리했습니다. 또 자극을 일으키는 단어를 피험자에게 하나씩 차례로 읽어주고 첫 번째로 떠오르는 각각의 단어를 대답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자극을 일으키는 단어들 중에 전쟁, 충실한, 때리다, 치다 등이 있습니다. 융은 이 실험을 결과로 낱말과 연관되어 나타난 무의식적 연상 작용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여기까지 프로이트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의 이미지는 전날 일어난 생각과 감정에 연결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융은 이러한 연상이 자극 단어와 반응 단어 사이가 아니라, 오히려 자극 단어와 숨겨진 무의식 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추론했습니다. 융은 누군가의 콤플렉스를 알게 되면 그 사람의 반응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쉬운 예로 누군가 콤플렉스를 가지는 언어가 "키가 작네"라는 말이라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는 것처럼 "키가 작네"라고 말하는 순간 '콤플렉스'가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그다음 일어나는 일을 쉽게 예측할 수 있듯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을 자극해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생충

영화에서 선을 넘지 않고 잘 지켜오던 박사장은 선을 넘게 됩니다. 그 이유는 파티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계획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박사장은 가사도우미 남편이 다가오자 "냄새가 난다며 말하면서 냄새가 나서 코를 막는 제스처"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택(송강호)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일어나는 신호였던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로 참고 있었던 기택은 더 이상 잃을 게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사도우미 남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바로 칼을 들고 기택이 박사장을 찌르게 됩니다.

 

( 심리학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내가 겪는 것과 직접 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타인의 모습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모욕적인 모습을 보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조여정과 이선균의 야한 신을 대화로 표현하지 않고 직접 보여준 것은 듣는 것과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라디오 광고보다 TV광고가 비싼 이유기도 합니다. 기업들이 TV에 광고하는 이유도 무의식적으로 계속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들어옵니다. 밤에 TV에서 누군가 먹는 것을 보면 배가 고파지는 이유와 비슷합니다. )

 

※기생충 마지막 장면을 보고

마지막 장면에서 기우(최우식)가 아버지에게 "저는 좀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돈을 벌어야겠어요."라는 말을 합니다.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학력위조'와 서로가 서로의 자리를 뺏기 위한 투쟁, '묻지 마 살인' 등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는 나라에서 이들도 복지혜택으로 생계는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에서 서로 만날수 없는 두 계층이 만났을 때 벌어질수 있는 일이라고 한 점에서 미루어 보면 '사회적 약자'를 향하던 칼날이 '부유층'에 갈수도 있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의미는 선을 넘지 말라는 말과도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사전에 그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함이 아닌가합니다.

 

실제로 부유층을 노려 살인을 저지르려고 하던 범죄자의 인터뷰에서 부유층은 보안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범죄가 쉽지 않다고 말한 전례가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영화에서처럼 방황하는 과정을 겪고 나면 현재의 시스템에 순응하게 되고,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항상 그 저택에 사는 가족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합니다. 상당히 사회풍자를 잘해서 보는 내내 웃다가 후반부 가서는 씁쓸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자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던 문제. 아파트 분양동과 임대동을 나눠서 차별하는 문제. ( 그래 봐야 상류층이 보기엔 똑같은 하층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일 뿐인데... ) 기업에서 공개채용을 하지 않고 계속 지인들 소개로 '경력직'을 채용하는 문제들을 영화 속에 잘 녹여냈습니다.

 

 

지하실에 갇혀있던 남자도 기생충 가족의 아버지 송강호도 모두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보통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굶주려오다가 환경이 변하게 되자 욕심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난에 찌들다가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게 되면 어떻게 변해가는지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가 어렵지 않아서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굉장히 쉬우면서도 많은 것을 담아낸 굉장히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https://wonysworld.tistory.com/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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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구스타프 융의 페르소나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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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https://wonysworld.tistory.com/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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