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S. 엘리엇 어느 바람 센 밤의 광시
열두 시. 거리 전역이 달의 통합력에 붙들려, 속삭이는 달의 마법이 기억의 마루들과 그것의 투명한 관계들, 그것의 불일치와 일치를 모두 녹인다, 내가 지나가는 가로등이 하나같이 숙명의 북처럼 둥둥 울리고, 어둠의 공간 도처에서 광인이 죽은 제라늄을 흔들듯 한밤이 기억을 뒤흔든다. 한 시 반, 가로등이 침을 튀겼다, 가로등이 중얼거렸다, 가로등이 말했다, "자기를 보고서 씩 웃는 양 열리는 문의 불빛에 나타난 너에게 갈까 말까 망설이는 저 여자 좀 봐라. 옷단이 찢기고 모래로 더럽혀져 있군, 눈초리를 꼭 꼬부라진 핀처럼 꼬는군." 기억이 드높이 꾸밈없이 꼬인 일들을 숱하게 토해낸다. 해변의 배배꼬인 한 나뭇가지가 씻기어 반질반질, 함치르르한 모습 마치 세상이 뻣뻣하고 하얀 저 뼈대의 비밀을 드러낸 듯하다...
2019. 7. 8.